길거리 오뎅 장사 위해 대학 때려치운 엄친아…가난한 소비자 섬겼던 오세린 대표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학교 앞 주먹밥에서 글로벌 K-Food를 꿈꾸다 : ‘봉구스 밥버거’ 오세린 대표

청년 오세린은 불량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교수인 아버지와 학원 강사인 어머니, 그 사이에서 오세린은 중학교시절까지만 해도 반에서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님의 큰 기대감은 부담이었다. 학업에 흥미를 잃었다. 고교 시절 친구들과 싸움질도 자주 했다. 졸업 후 대학에 입학했지만 대학에 다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입학한지 보름 만에 자퇴를 결심했고, 부모님 몰래 등록금을 환불받아 수원지역에서 어묵장사를 시작했다. 물론 망했다. 하지만 청년 오세린은 다시 일어섰다.

오늘, 대한민국에 햄버거의 아성에 도전하며 ‘밥 푸드’ 혁명을 불러온 ‘봉구스 밥버거’는 그렇게 시작됐다. 햄버거의 빵 패드와 고기 대신 밥 패드에 반찬이 들어가는 밥버거, 한 공기 반의 밥이 들어가는 밥버거는 성인에게도 충분히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양이지만,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2500원 수준이다. 또한 밥버거의 재료는 밀가루가 아니라, 한국인의 주식인 쌀밥을 이용하기 때문에 햄버거나 샌드위치와 같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다른 간편식보다 훨씬 부담이 없고 든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핑으로는 취향에 따라 김치, 참치, 제육볶음, 햄, 치즈, 달걀 프라이 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속재료들은 평소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이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렇듯 밥버거는 맛과 영양이라는 웰빙의 요소와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중, 고등학생과 대학생, 취업 준비생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 수 있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김밥 위주였던 한국의 Rice Food시장에 ‘밥버거’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봉구스 밥버거가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그 만큼 소비자의 선택이 넓어지고 후생이 증가한 것이다.

맛있는 한입거리라는 뜻을 지닌 불어 ‘Bon Gousse'. 봉구스 밥버거는 2011년 4월 1호점을 오픈한 2년 만에 매출 150억에 영업이익 50억, 그리고 3년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90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전체 가맹점 추정매출은 연간 약 2000억 원에 이른다. 더구나 밥버거는 햄버거와 당당하게 경쟁하면서 젊은 청소년들의 문화적 자긍심에도 크게 기여했다. ’밥버거‘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현재 시중에는 여러 브랜드의 밥버거들이 경쟁을 하고 있다.

길거리 오뎅 장사 위해 대학 때려치운 엄친아

하지만 이 모든 혁명이 그저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젊은 청년 오세린 대표는 한 고등학교 앞에서 포장마차로 주먹밥을 팔며 학생들의 입맛과 취향, 주머니 사정 등을 터득해 나갔다. 그러면서 학생들과 친해졌고, ’오봉구‘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학생들에게 ’오봉구‘는 그저 학교 앞에서 음식 파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고민도 들어주고 충고도 해주며 우정을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구청에서 ’불량식품 판매 금지‘ 처분으로 장사를 접게 되었을 때 학생들은 ’돌아와 오봉구‘라는 플랭카드를 붙이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해 오봉구의 사연들이 퍼져 나갔다. 청년 오세린은 그러한 학생들의 격려에 힘입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게 된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성공의 확신이 있었다. ’고객이란 누구인가‘에 대해 그 처절한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알아야 합니다. 손님은 한 눈에 사장이 친절한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손님을 대할 때 친해지려는 노력을 해야지 장사 냄새나게 손님을 대해서는 안 됩니다. 장사는 손님만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사장 또한 사람을 사는 것입니다. '장사는 사람이다' 이게 제 모토입니다. -오세린 대표, 봉구스 홈페이지-

   
▲ 햄버거의 빵 패드와 고기 대신 밥 패드에 반찬이 들어가는 밥버거, 한 공기 반의 밥이 들어가는 밥버거는 성인에게도 충분히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양이지만,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2500원 수준이다./사진=봉구스 공식사이트 '메인페이지' 캡처

봉구스 오세린 대표의 성공은 철저하게 수요자, 즉 소비자에게 봉사한다는 기업가 정신의 발로라 할 수 있다. 시간에 쫒기며 소비력이 크지 않은 학생과 아르바이트 청년들에게는 가능한 싸고 맛있고 푸짐한 간편식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그러한 음식은 라면이나 김밥,햄버거 정도였으나 그 선택폭에는 제한이 있었다. 밥버거는 그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었고 여기에는 오세린 대표의 소비자를 섬기는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더 행복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회자된 어느 소비자의 글을 보자.

-가난뱅이의 오아시스- “요즘 1,500원으론 과자도 한 개 못 사 먹는 현실인데, 봉구스 밥버거에선 간단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정말 돈 없고 배고픈 가난뱅이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 체인점들이 다들 약간씩 영세한 수준인 듯해서, 도심 번화가 같은 곳에는 잘 없는 것이 문제긴 하다. 그래도 동네 근처를 찾아보고 매장이 있다면, 간단히 저녁 한 끼 해결하거나, 놀러갈 때 도시락 대용으로 싸 가거나 하기 딱 좋다. 김밥보다 더 포만감이 들어서 좋더라. 사실 난, 강남이나 종로 같은 데 외출 나가면 굶고 다닌다. 밥값이 너무 비싸서.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가게가 도시 여기저기에 생겨서, 가난뱅이도 외출 나가서 안 굶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이대로 계속, 내용물 빼내지도 말고, 가격도 많이 올리지 말고, 쭉 흥했으면 좋겠다.”

가난한 소비자를 섬겼던 ‘오봉구’

봉구스 밥버거를 통해 우리는 시장경제 시스템이 반드시 부자들만을 위해 작동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시장경제의 메커니즘은 수요가 있다면 공급이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 소득이 적은 이들이라 하더라도, 수요가 있다면 그 수요에 부응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때 소비자는 아무리 소득이 적더라도 자신이 만족하지 않는 제품에는 지출을 하지 않게 된다. 이 말은 역으로 아무리 소득이 적더라도 구매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가 ‘돈 값’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것을 경제학에서는 ‘소비자 잉여가 있다’고 말한다. 즉 거래가 이뤄지면 언제나 소비자는 지불한 가격이 주는 효용보다 더 큰 효용을 얻는다는 이야기다. 그것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이익이다.

봉구스 밥버거의 성공은 또한 자영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기회를 제공한 것이 된다. 라면과 김밥으로 대표되는 분식업계에 ‘밥버거’라는 신제품이 등장함으로써 투자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것은 경제학자 슘페터가 말한 혁신에 해당한다. ‘밥버거’는 기존의 햄버거 시장에서 등장했던 ‘라이스 버거’와는 다른 혁신 제품이다. 햄버거 매장에서 팔던 라이스버거는 밥이 아니라 찐 쌀에 열을 가해 눋게 해서 패드를 만들었기에 속재료가 흘러 내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반해 밥버거는 밥재료를 사용한 것이기에 그런 문제가 전혀 없었고, 끈기가 있는 밥이 주는 식감이 라이스 버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밥버거가 새로운 제품으로 혁신에 성공하자 소비자들 사이에 잠자고 있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그것은 봉구스 밥버거의 오세린대표가 기존 햄버거 업체들보다 더 소비자를 섬기고 소비자에게 봉사했다는 의미도 된다. 즉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던 것이다.

밥버거의 성공은 쌀의 수요를 더 늘려서 농민들에게도 이익이 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을 위한 금융상품과 침체에 빠진 상가 부동산 시장에도 새로운 수요로 작용했다. 밥버거의 성공은 단지 식품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시장경제는 이처럼 보이지 않는 2차, 3차의 효과들이 시차를 두고 발생하게 된다.

2500원짜리 밥버거가 선풍적 인기를 끌자, 밥재료(Rice Food)시장에서 밥버거와 경쟁하는 새로운 브랜드의 김밥들도 등장했다. 기존의 1500원짜리 김밥외에 좀 더 크기를 늘리고 재료를 고급화한 김밥들, 예를들어 ‘고봉민 김밥’이나 ‘바르다 김선생’과 같은 제품들이 밥버거와 경쟁하면서 밥재료 시장이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이로인해 김밥시장에는 1500원짜리 김밥부터 2500-3000원에 이르는 고급 김밥까지 제품의 차별화가 이뤄졌고, 소비자의 선택은 그 만큼 넓어졌다. 이 모든 것이 봉구스 밥버거가 밥재료 시장에 끼친 변화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밥버거 시장이 등장하면서 ‘밥버거 쿠커’와 같은 주방가전 제품도 등장했다는 점이다.

   
▲ 맛있는 한입거리라는 뜻을 지닌 불어 ‘Bon Gousse'. 봉구스 밥버거는 2011년 4월 1호점을 오픈한 2년 만에 매출 150억에 영업이익 50억, 그리고 3년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90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사진=봉구스 공식사이트 '메인페이지' 캡처


글로벌 ‘밥 Food' 장르를 개척하다

소프트방크 손정의 회장이 1조를 투자한 SNS 쇼핑몰 쿠방은 최근 ‘밥버거 메이커’를 이벤트 상품으로 선정했다. 밥버거 메이커는 1인 생활자들이 갖고 싶어 하는 가전제품으로 그 수요가 높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도 밥버거 메이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러한 밥푸드 간편식 가전제품의 시장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제품은 역시 중국이나 일본에도 수요가 있을 것이다. 그 성공 여부는 국내 밥버거 시장의 경쟁과 성장의 전망에 달려 있다. 외식 전문가들은 밥버거의 시장이 단순한 유행에 그치지 않고 30년 이상의 장기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본다. 김밥, 떡볶이, 순대와 마찬가지로, 밥버거는 간편식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에 ‘카테고리’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외식 전문가들이 밥버거 시장을 한 때 유행으로 보지 않는 이유는 그러한 ‘소비자 선택’에 따라 밥버거 제품에 무한한 변형과 제품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한국인이 ‘밥심’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밥버거는 간편식으로 그 시장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봉구스 밥버거에게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도전자들이 등장했고, 무서운 속도로 봉구스 밥버거를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경제란 영원한 강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스스로 혁신을 추구하지 않으면 경쟁자는 더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차지하게 된다. 어제까지 봉구스 밥버거에 충성하던 소비자들은 오늘 더 나은 밥버거가 등장하게 되면 자신의 충성도를 돌리게 마련이다. 그런 위기가 봉구스 밥버거에도 찾아 왔다.

2015년 7월 포털 사이트 노출기준으로 보면, 브랜드별 밥버거 가맹점 매장 수는 봉구스밥버거 986개, 뚱스밥버거 256개, 밀크밥버거 54개, 쉐프밥버거 53개, 몬스터밥버거 15개, 고슬스밥버거 11개, 바른밥버거 10개, 와우밥버거 10개 순이다. 전국에는 1,509개의 밥버거 매장이 영업 중이다. 지역별 밥버거 분포를 보면 경기도 374개, 서울특별시 245개, 부산광역시 100개, 인천광역시 82개, 광주광역시 80개 순으로 밥버거 매장이 오픈돼 있다. 그야말로 밥버거 시장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봉구스 밥버거는 이러한 경쟁격화를 해외시장 진출로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축적된 노하우는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게 마련이다.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그러했다. 봉구스 밥버거도 이제 고교 앞 주먹밥 포장마차에서 글로벌 기업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밥버거 시장의 폭발은 치열한 국내 시장의 경쟁을 통해 쌀 중심의 동양 문화권에서 그 가능성을 검토받고 있다. 봉구스 밥버거와 뚱스 밥버거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등지에서 사업제휴 요청이 여러 건 들어와 있고 각자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밥버거는 라이스패드를 어떻게 하면 밥식감을 좋게 할 수 있는지와 밥과 어울리는 토핑과 소스의 개발전략에 따라 햄버거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밥버거는 소비자가 취향과 입맛에 따라 토핑과 소스를 모디파이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것은 라면시장이 계속 확산되었던 원리와 같다. 이러한 밥버거 모디파이 전략은 공급자가 제품을 완성해서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조립 세팅해서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시장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봉구스 밥버거는 베트남 등에서 협력사업 요청이 여러 군데로부터 있었고, 2015년 7월에는 마카오 정부가 주최한 ‘2015마카오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참가해 중국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최근에는 북경 왕징에 2개의 직영점을 개설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이 모든 혁명이 그저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젊은 청년 오세린 대표는 한 고등학교 앞에서 포장마차로 주먹밥을 팔며 학생들의 입맛과 취향, 주머니 사정 등을 터득해 나갔다. 그러면서 학생들과 친해졌고, ’오봉구‘라는 닉네임도 얻었다./사진=봉구스 공식사이트 '메인페이지' 캡처


기업의 이윤은 더 잘 하라는 소비자의 격려

우리는 봉구스 밥버거를 통해 기업가 정신이 구현하는 놀라운 힘과 그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15년전, 학교앞에서 길거리 포장마차로 시작한 ‘오봉구’의 봉구스 주먹밥은 2011년 밥버거라는 신제품의 ‘밥 푸드’로 등장해 이제 세계로 진출하려고 한다. 그야말로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끝은 창대’해진 것이다. 그러한 봉구스 밥버거가 현재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소비자를 섬기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장경제에서 기업이란 소비자를 위해 봉사할 때 비로소 자본을 축적할 수 있고 이윤을 남길 수 있게 된다. 다시말해 기업의 이윤이란 소비자가 기업에게 주는 격려인 동시에, 그것은 앞으로도 잘하라고 하는 당부와 같다. 그렇기에 기업의 이윤이란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말한 바와 같이 ‘기업이 계속 소비자에게 충성할 수 있도록 사용되어져야 하는 비용’인 것이다. 이러한 점을 오세린 대표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저는 봉구스로 큰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과 좋은 만남을 주고 싶은 것입니다. 처음부터 큰 돈을 벌려고 하지 않아도 좋은 인연을 만들며 꾸준히 일하다 보면 돈은 자연스레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가난뱅이의 오아시스’, 오세린 대표의 봉구스 밥버거는 여러모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이윤보다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기업가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성공적인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현재의 이윤보다 미래의 고객을 발굴하고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기업이란 이윤만 추구하는 존재라는 우리의 생각과 실제 성공적인 기업인들의 생각에는 차이가 있다. ‘자신의 기업을 살리는 것도 고객이고, 죽이는 것도 고객’이라는 것을 아는 기업가들이 진정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이들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성공적인 기업인들에 대해 그들이 이윤보다 소비자들에게 충성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필요가 있게 된다.

그가 ‘부자 이웃’을 기업명으로 삼은 이유

“마지막으로, 성공했을 때 ‘돈을 낭비하지 마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똑같은 자본으로 시작했을 때 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업을 해서 번창하여 가게가 두세 개씩 늘어나는 곳이 있습니다. 절제할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세린대표 인터뷰-

봉구스 밥버거의 상호는 ‘부자이웃’이다. 오세린 대표가 그렇게 정한 까닭은 학교 앞 장사에서 쫓겨난 후, 학생들의 응원으로 재 창업을 할 때 ‘ 너희들에게 부자이웃이 될게’라고 약속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는 기업가가 부자로 성공하는 비결을 절제로 들고 있다. 이 말은 정확히 아담 스미스가 한 이야기다. 기업가는 벌어들인 이윤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이윤이란 고객이 기업에게 잘했다고 격려한 보상이다. 그렇기에 이윤은 미래에도 고객들에게 더 좋은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사용되게 된다. 다시 말해 이윤은 기업이 미래에도 생존하기 위한 ‘비용’인 것이다. 오세린 대표는 그러한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렇듯 기업은 자신의 고객에게 충성함으로써 성장하고 이윤을 내게 된다.

그렇다면 기업들에게는 고객에게 충성하고 선택을 받기 위한 방법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는 ‘생산의 자유’가 필요하게 된다.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이 이윤을 내는 방법은 경제학자나 관료, 정치인들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 현장에서 생산과 소비를 하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경제학에서는 이를 ‘지식의 분산’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분산된 지식은 누가 설계하거나 모아서 조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밥버거 시장의 성공과 확산은 정부 관료나 정치인, 경제학자들이 고안해 낸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기업가와 소비자가 만나 이뤄낸 것이다. 그렇기에 시장에는 ‘생산의 자유’와 ‘소비의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 정부가 밥버거 시장을 규제하거나 이를 육성하기 위해 법을 만들고 재정 지원을 했다면 오늘의 이러한 밥버거 시장이 등장할 수 있었을까. 그랬다면 밥버거 사업자들은 고객이 아니라, 정부의 지원 혜택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려 들었을 것이고,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게 되었을 것이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위 글은 자유경제원 홈페이지, '한국의 기업가'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