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법안, 정치적 흥정 대상 아냐…기업·일자리 살리는 기회 삼아야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각 산업과 기업들의 곡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성장률은 하락 일로에 있고 기업가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창조경제를 표방한 박근혜 정부의 3년차가 지난 가운데, 방만한 정부지출과 반시장적인 규제와 법안이 한국경제를 악화시켜왔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자유경제원은 5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신년 특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2016 한국경제, 위기의 늪에서 벗어나려면'으로 최근 악화되고 있는 한국의 경제침체의 주요 원인과 경제성장을 위한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제를 맡은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한국 경제위기는 단순히 세계불황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누적된 방만한 정부지출과 반시장적인 규제와 법안으로 인해 경제가 비정상적으로 흘러간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 부원장은 국회의 반시장적 입법 행태의 남용에 대해 지적하면서 “한국 경제자유지수의 하락과 조세경쟁력지수의 법인세, 재산세, 국제조세 부분이 악화된 원인이 국회에 있다”고 밝혔다. 최 부원장은 “한국에는 경제자유를 억압하는 각종 규제와 제도를 개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경제자유를 높일 때에 경제성장률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 글은 최승노 부원장의 발제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경제 살리려면 친시장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라

1. 경제위기의 심화

한국 경제의 위기이다. 쳥년들 사이에선 헬조선 이라는 신조어가 떠돌고 일각에선 지금 경제위기를 IMF 외환위기에 비교하고 있다. 경제위기를 틈 타 정부가 몸집을 늘리고 있는 반면 기업과 가계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경영환경 악화로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부실·좀비기업이 계속 늘고 있다.

여기에 세계 경제의 불안감 증폭과 한국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경제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불안한 경제상황은 2016년 한국경제성장률에도 나타난다. 2016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에서 최대 3%대 초반까지로 예측되지만 대체로 보면 장기적으로 2%대로 고착될 것을 우려하는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위기가 오면 경제구조를 유연화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여 불안 요인을 해소하는 노력이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인심쓰기식 정부 지출을 늘리면서 방만한 재정운용을 지속하고 있으며 경제의 부담을 늘리는 법을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제위기는 단순히 세계불황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누적된 방만한 정부지출과 반시장적인 규제와 법안으로 인해 경제가 비정상적으로 흘러간 결과이다. 경제성장을 어느 정도 이룬 국가들이 빠진 함정에 우리나라도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바로 복지함정, 규제함정, 노조함정이다.

오래 전에 비슷한 이유로 불황을 겪었던 선진국에서는 이런 구조적인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지출을 줄이고 규제를 완화하고 노조의 활동을 정상화하는 정책을 펼친 바 있다. 과거 영국의 대처 정부, 미국의 레이건 정부, 북유럽의 국가들이 그랬다. 최근 일본은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를 1년 앞당겼고 영국은 지속적인 법인세 인하로 외국기업을 대거 유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치는 오히려 정부개입의 확대, 규제강화, 법인세 인상, 노조지원을 논의하고 있으니 경제가 살아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 19대 국회가 지금까지 일자리를 줄이는 일에 몰입돼 경제파탄의 이유를 만들어 온 점을 고려한다면 이제 경제 살리기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사진=미디어펜

특히 국회의 반시장적인 입법 행태는 심각하다. 경제문제를 정치투쟁의 대상으로 인식하다 보니 기업의 발목을 잡는 법을 양산하고 있다. 더구나 총선을 의식하여 각종 표퓰리즘 입법을 내세우고 있다. 국회는 2015년 12월 3일에는 5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모자보건법, 대리점법,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법이다. 여야합의하에 통과시킨 법안이지만 서로 경제적 효과가 상호 충돌하는 모순된 것들이다. 관광진흥법은 관광객 유치와 관광 활성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의료분야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법안도 오랜 시간 논의된 내용이다. 하지만 모자보건법과 대리점법은 논의도 거의 없이 끼워서 통과시킨 잘못된 입법이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도입한 반시장적 입법활동은 경제를 경직적으로 만들고 경제성장률을 장기적으로 하락시킬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이 침체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을 설명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경제적 자유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경제자유지수를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정부의 비대화와 개입은 세금을 통해 알아 볼 수 있다. 또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인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경제상황을 경제자유지수와 조세경쟁력지수를 통해 살펴보고 국회입법 상황을 분석하여 경제침체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살피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성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2. 경제자유의 위축

세계 자유주의 싱크탱크들이 모여 국가들의 경제자유를 평가하여 발표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10점 만점에 7.38점(39위)을 기록했다.

   
 

2005년 7.46점을 기록한 이후 2010년 7.47점, 2012년 7.46점에 이어 경제자유 수준이 다시 7.38점으로 하락하였다. 경제적 자유가 절대적으로 뒷걸음질 친 것이다. 절대적 지수의 하락에 따라 상대적으로 순위도 하락했다. 2010년 30위, 2012년 32위에서 2013년 39위로 내려앉았다.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 것이다(<그림 1> 참조).

   
 

경제자유지수의 5개 분야 가운데 재산권 보호, 무역자유 시장규제 3개 분야의 점수는 전년대비 하락하였고, 정부규모, 통화건전성 2개 분야의 점수는 상승했다(<표 1> 참조).

한국은 경제자유지수 종합 순위는 39위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통화 건전성은 19위로 종합 순위 39위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정부규모 63위, 재산권 보호 47위, 무역자유 75위로 전체 순위보다 낮았고, 시장규제는 95위로 5개 분야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를 보였다. 특히 시장규제 분야에서 노동규제는 143위로 157개국 가운데 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표 2> 참조).

경제 성장이 부진해진 나라들은 모두 경제자유 수준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큰 폭으로 하락한 데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 금융위기 이후 경제자유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경제성장이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자유 지수의 평균은 소폭 개선되는 동안 한국의 국가별 상대적 순위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른 국가들이 금융위기 이후 회복과정에서 경제자유를 높여온 데에 반해 한국은 이 시기 이후 경제민주화를 추진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경제민주화로 인해 재산권이 침해되었고, 노동시장은 더욱 경직되었다. 결과적으로 잠재성장률마저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되었고, 성장률은 하락하고 있다. 경제자유를 억압하는 각종 규제와 제도를 개혁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나 노동규제 부문에서 143위를 기록할 만큼 노동 분야의 규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경제자유를 높일 때에 비로소 경제성장률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3. 조세 경쟁력

한국의 조세경쟁력지수는 70.9점(100점 만점)으로 OECD 34개국 중 1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69.7점에서 1.2점이 상승했으며, 순위는 16위에서 13위로 올랐다.

   
 

한국은 소비세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과세표준최저한 항목의 변화가 전체지수 상승에 큰 영향을 주었다. 반면, 재산세와 국제조세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 상당히 낮은 평가를 받았다. 재산세는 56.3점(100점 만점)으로 34개국 중 25위로 나타났다. 국제조세는 31위로 작년과 동일하며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다(<표 3> 참조).

정부의 비대화는 국민의 세금부담으로 귀착된다. 조세경쟁력을 높이려면 조세수입과 지출 모두 건실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가가 경쟁이 치열한 법인세 분야에서 뒤처지지 말아야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국제 자본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은 개방화를 통한 성장 동력 창출에 필요한 조건이다. 국제 규범에 어울리는 조세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이 절실하다.

4. 경제인식의 문제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 2005~2006)의 설문문항 중 경제 인식과 관련 깊은 다섯 개의 문항에 대한 개인들의 반응을 표로 만든 것이다(출처: 국민들의 경제인식 국제비교, 2015.5.7., 송헌재, 자유경제원).

   
 
   
 

<표 4>는 소득분야에서 노력분야까지 개인반응(1점~10점)을 국가별로 평균내고 이를 이용하여 순위를 구한 결과이다. 한국의 경우 소득분야, 경쟁분야, 노력분야에서는 친시장적인 반면 기업분야와 정부분야에서 반시장적이다. 특히 복지 분야에서는 극도로 반시장적이다.

   
 

<표 5>는 <표 4>의 각 분야에서 6점 이상인 표본들의 비율을 표시한 것이다. <표 4>와 비슷한 문제를 보였으며 시장친화국민비율은 국민 개개인의 시장경제에 대한 왜곡된 인식정도를 잘 보여준다.

국민의 반시장 정서가 높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앞날이 어둡다는 점을 설명한다. 반시장정서는 반시장 입법이 이루어지는 계기를 만들며, 반시장 규제와 법은 장차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들이 반기업 정서를 자극하면서 기업 때리기에 나서는 것은 우리 경제에 해로운 일이다. 당장의 인기를 얻기 위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일은 중단해야 할 일이다.

5. 국회의 입법 상황

19대 국회 전반 가결의안의 3분의 2는 반시장적이다. 전체 의안 337개 중, 친시장의안은 105개(31.2%) 반시장의안은 232개(68.8%)이다(출처: ‘저질국감, 반(反)시장 국회에서 비롯된다’, 2015.9.21., 권혁철, 자유경제원).

   
 

19대 국회 전체의 시장친화지수는 34.4로 시장 좌파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시장 좌파 정당으로 특히 정의당은 극도로 반시장적 성향을 보인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도 시장 중도좌파로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모든 정당의 반시장적 성향이 강하게 보인다(<표 6> 참조).

   
 

시장친화지수 산출대상으로 국회의원 269인 중 좌파는 103명(38.3%), 중도좌파는 166명(61.7%)이고 중도우파와 우파는 없다. 19대 국회는 국회의원 전체가 범좌파에 속할 정도로 반시장적 성향을 띈다(<표 7> 참조).

반시장적 입법활동이 이루어진 만큼 경제환경 악화는 불가피하다. 경제환경 악화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6. 경제위기의 해결 과제

앞서 경제자유의 위축과 조세경쟁력의 낙후성을 살펴보았다. 이처럼 경제환경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반시장적 경제인식과 및 국회의 입법 활동의 결과이기도 하다. 경제자유의 후퇴와 조세경쟁력의 후진성은 경제침체의 원인이기도 하며 앞으로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소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지금 경제위기가 경제자유의 위축으로 인한 것임을 고려할 때 국회는 각종 반시장적 규제를 풀고 나아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친시장적인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시장 정서에서 벗어나 시장친화적인 입법 활동이 가능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경제위기를 정치문제로 다루려는 국회의 반시장적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기업구조조정이 경제성장의 첫 걸음

경제침체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 경제를 구하려면 기업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지금 기업 내에선 재편되어야할 사업부문을 노동단체 눈치 보느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한계기업들의 퇴출구가 막혀 있어 좀비기업을 양산하고 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사업성이 떨어져 부실화된 계열사를 끌어안고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구조조정이 시급한 분야는 조선업계와 해운업계다.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다행히도 구조조정의 심각성은 인식되고 있으며 공감을 얻고 있다.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더 큰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들 업계만이 아니다.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과 한계기업으로 몰락한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속 불가능한 기업은 시장에서 조정되어 퇴출될 수 있어야 한다. 경쟁력을 상실한 분야에서 새로운 분야로 자원이 재배분되고 재투자되어야 경제의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대기업들은 계열사 매각, 인수합병 등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문을 과감히 쳐내려 하고 있다. 사업실적 개선 등 경영판단에 의한 인수합병이지만 반대의 목소리가 발목을 잡는다. 특히 무소불위의 특권을 갖고 있는 노조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외친다. 3조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에서는 노조가 임금 협상안을 거부하며 파업을 강행한 바 있다. 또 구조조정의 대상인 대우조선해양의 노조는 파업자제와 임금동결이라는 산업은행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뒤늦게 수용했다. 막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의 노조조차 다시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불황을 극복하려면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걷어내야 한다. 1980년대에도 그러했고,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었다. 회사정리에 따른 집단해고와 기업의 실적 부진에 따른 인력 감원을 누가 달갑게 생각하겠는가. 하지만 그동안 있어왔던 거품 속에서 안주해온 사업자와 근로자 모두 냉엄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해고요건이 까다롭기에 기업 내 인력 순환이 일어나지 않고, 사업부문을 정리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경직적 노사관계는 기업 전체만 아니라 한국 경제를 위태롭게 한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위기상황에서 그동안 막혀왔던 분야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모두를 살리고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여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사업부문의 매각 등 기업 내에서의 구조조정이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회피하다보면 기업 전체가 부실화하여 부도 또는 대규모 감원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기업 내에서의 시의적절한 미세 조정을 통해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이 결실을 맺어야 그러한 대규모 실업사태를 피할 수 있다.

   
▲ 세계 경제의 불안감 증폭과 한국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경제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기업들의 군살빼기 구조조정과 혁신은 현재 진행 중이다./사진=미디어펜

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경제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과거 성공한 경우도 많다. 기업 내에서 자발적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높인 사례다. 삼성그룹은 1990년대 후반 스스로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탁월함을 보인 바 있다. 최근에도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통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그룹내 계열사를 과감히 매각한 바 있으며, 삼성전기처럼 비주력 사업부문을 과감히 처분하면서 8분기 만에 영업이익 1000억 원 돌파라는 이익개선 효과까지 보이고 있다.

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국회는 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원샷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하 원샷법)은 기업이 경쟁력을 높이고자 사업재편을 추진할 때, 이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한시적 특례(5년)를 부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기업의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 내수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도록 원샷법의 조속한 통과가 요구된다. 일본은 1999년부터 산업활력법을 도입하여 저성장 문제에 대응한 바 있다. 2014년에는 산업활력법의 지원범위를 확대하여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제정하기도 하였다. 산업활력법의 실효성이 증명된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경제성장의 동반자

노동 경직성이 해소될 때 사업부문의 정리와 사업의 집중이 가능하다. 정부는 자발적인 사업조정이 일어나도록 노동관련 법률을 개선해야 한다. 사업장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노동 부문 비효율이 적체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노동 5법은 원샷법과 함께 대표적인 친시장 정책이다.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건강한 구조를 갖더라도 유연한 노동시장이 없다면 성장이 힘들다. 반대로 유연한 노동시장이 있더라도 부실한 구조를 가진다면 시장퇴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분야 5개 법안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근로자보호법, 파견근로자보호법으로 구성돼있다. 5대 법안 모두 근로자의 편익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법이다. 특히 기간제법은 근로자가 사용기간 연장을 희망할 경우 사용기간을 최대 4년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법이다. 파견법은 고령자(55세 이상), 고소득 전문직, 뿌리산업에 대해 파견허용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이다. 그러나 노동개혁 5대 법안도 2015년 연말까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여야가 합의한 임시국회내 처리 시한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서비스발전기본법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서비스발전기본법은 7~8년을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있는 상태였다. 우리 산업구조상 새로운 일자리는 주로 서비스업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일자리의 수준도 낮은 상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비스 분야에 연구개발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방식의 지원책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현 경제위기는 근본적으로 기업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 그리고 규제개혁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서비스발전기본법은 경제성장을 위한 수단 중 하나로 한국 경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산업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 일자리 창출 법안을 계속 막고 있는 것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청년들의 고용절벽 현상을 외면한 일이다.

반시장 법안은 시장 침체를 악화 시켜

지금 한국경제의 침체가 과도한 규제 때문에 발생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계속해서 반시장적인 규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일자리를 줄이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법안을 다시 폐지해야 할 것이다. 최근 주고받기 식으로 처리된 모자보건법과 대리점법을 폐지하고 청년의무고용할당제나 사회경제기본법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모자보건법은 국민의 부담을 늘릴 전망이다. 산후조리업 종사자들의 사고가 있었다고 해서 정부가 산후조리 사업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정부가 산후조리 비즈니스를 더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정부가 사업을 한다고 해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정부가 비즈니스를 하게 되면 민간 보다 더 큰 비용을 쓰기 때문에 국민의 부담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공공산후조리원은 그야말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분야가 될 전망이다.

대리점법도 기존의 대리점 사업기반을 무력화시키고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대리점거래공정화법안은 이미 공정거래법에서 처벌하고 있는 사안을 이중 삼중으로 처벌하려는 중복 규제에 해당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매출액의 3%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심지어 대리점 들이 단체를 구성하고 협의권을 갖도록 하였다.

하지만 대리점법은 기존 사업자의 사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폐해가 우려된다. 우선, 급격히 강화되는 규제는 대리점 직영화와 타 유통채널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대리점의 영업기반을 위축시킬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리점주에게 손해를 입히는 규제의 역설을 초래한다는 말이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 부과 등 과도한 규제는 기업의 심각한 경영애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청년의무고용할당제 또한 문제가 커 입법해서는 안될 법안이다. 청년의무고용할당제는 벨기에 ‘로제타 플랜(Rosetta Plan)’을 벤치마킹한 제도로서 현재 공공기관·공기업 정원의 3%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대기업에도 최대 5%까지 확대적용하자는 것이다. 민간기업의 고용을 정치인들이 대신 결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 자체로 시장경제를 무력화하는 규제다. 또한 ‘로제타 플랜’에도 불구하고 다시 반등하는 벨기에의 청년 실업률은 청년의무고용할당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토록 한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회적경제기본법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지나치게 큰 법안이다. 본질적으로 자생과 자립이라는 사회적 경제조직의 근본 원칙에 어긋난다. 또한 입법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시장활성화 역행·시장혼란 초래·중층구조의 갈등 초래 등 여러 부작용만 양산할 공산이 크다.

   
▲ 경제성장을 어느 정도 이룬 국가들이 빠진 함정에 우리나라도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바로 복지함정, 규제함정, 노조함정이다. 세계 유수의 글로벌대기업도 한국에서라면 예외가 거의 없을 정도다./사진=미디어펜

법인세 인상은 경제퇴보

2015년 3월 5일 하야시 마사히사 교수가 자유경제원에서 발표한 ‘Corporation Income Taxes in Japan and the Reduction of Tax Rates’는 번인세 인하를 필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에 따르면 1980년에서 2013년 사이의 각국의 법인세율 변화를 보면 미국(46%→33%), 프랑스(50%→33.3%), 중국(33%→25%), 영국(52%→23%), 싱가포르(25.5%→17%), 독일(56%→15%)로 나타나 법인세율 인하가 세계적 추세라는 점 역시 재확인되었다.

이런 세계적 추세에도 법인세의 인상은 한국 기업의 비교우의를 악화시켜 경제침체를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또한 한국 법인세는 기업의 회계상 이익에 부과되고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법인세의 인상은 기업의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유도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법인세 인상 목적과는 다르게 결과적으로 국민과 근로자들이 인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다. 법인세 인상과 관련된 정치권의 논의가 단순한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인지 의문이다.

준조세는 시장 불안만 부추겨

국회 문제는 반시장 입법만 아니라 준조세 논란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달 30일 한중 FTA를 비준하면서 1조 원 규모의 농어촌지원기금을 끼워 넣었다. 오랜 기간 농업관련 지원금과 기금을 수없이 만들고 집행했지만 농촌과 농어민에게 득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경제의 부담만 늘려왔던 점을 외면하고 또 다시 기금을 만들겠다고 여야가 합의한 것이다. 더구나 이번 기금은 기업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서 논리적 근거가 약할 뿐만 아니라 표를 의식한 정치적 야합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여·야·정 협의체는 1조원 농어촌상생기금에 합의한 바 있다. 10년간 1조 원의 기금을 조성하여 한·중 FTA로 인한 피해가 염려되는 농어민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문제는 기금을 민간기업이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준조세인 셈이다. 한·중 FTA 발효로 인한 이익을 객관적으로 가늠하기 불가능함에도 기업들은 기부금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비록 자발적 형식이지만, 청년창업·동계올림픽 후원 등 이미 수백억 원의 지원금을 기부하고 있는 민간기업의 부담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경제문제는 친시장 해법으로 풀어라

지금 우리 정치는 원칙을 벗어나 있다. 친시장 해법을 외면하고 반시장 입법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회가 경제법안을 경제적 관점이 아닌 정치적 관점에서 흥정의 대상으로 다루고 있어 문제다. 특히 ‘주고받기 식’ 법률 거래는 대부분 반시장적 법률을 양상하면서 일자리를 줄이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어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한다.

여야의 정치게임에 의한 법안 주고받기는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고용창출 법안의 효과를 상쇄시키고 장기적으로 경제의 경직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미 농어촌지원기금, 모자보건법, 대리점법 등 반시장적 법이 통과되어 우리 경제의 부담을 늘렸다. 만약 사회적경제기본법까지 통과된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이 어둡다. 정치인들이 ‘주고받기’식으로 흥정해버리는 구태에서 벗어나 시장경제의 원칙을 살려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입법 활동에 나서야 할 때다.

이번 주 임시국회가 끝난다. 19대 국회가 지금까지 일자리를 줄이는 일에 몰입돼 경제파탄의 이유를 만들어 온 점을 고려한다면 이제 경제 살리기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 또한 지출을 늘리고 공무원의 재량권 확대만을 추구하기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규제완화에 나서야 한다. 국회와 정부는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를 살리는 입법 활동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할 때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참고자료

권혁철, 저질국감, 반(反)시장 국회에서 비롯된다, 자유경제원, 2015.9.21.
송헌재, 국민들의 경제인식 국제비교, 자유경제원, 2015.5.7.
최승노·장현정, 2015년 조세경쟁력지수, 자유경제원, 2015.11.10.
최승노, 한국의 경제자유지수, 32위에서 39위로 후퇴, 자유경제원, 2015.9.15.
최승노, 『작은 정부가 답이다』, 프리이코노미스쿨, 2014.
최승노, 국회 정상화가 답이다, 미래한국, 201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