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안철수 새로운 돌파구 찾아야
추석민심이 대선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도시에 살든 지방에 살든 오랜만에 흩어졌던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자연스레 ‘정치토론장’이 된다. 세대간 지역간 성향간 토론이 벌어진다. 서로 맞서기도 하지만 토론을 통해 마음 속에 두고 있었던 후보자들에 대해서 차분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 결과는 추석이 끝날 즈음에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포착된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오름세를 타는 듯한 모습이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조정 국민에 접어든 것 같다. 이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반면에 문재인 후보는 전통 야당의 결속력과 안정성, 명분론 등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점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어려움에 처해 있는 건 박근혜 후보로 보인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그것이 40대 이하 세대들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솔직히 60대 중후반 이후의 세대들이다.

소위 ‘지식’과 ‘인식’에서의 ‘세대 갭’이라는 말이 있다. 60-70대들이 아는 시대적 지식과 인식, 50-60대, 30-40대, 20대들이 아는 시대적 경험과 지식은 각각 다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사회에서는 50대와 60대 사이에서도 과거사에 대한 평가에서 큰 편차를 보인다.

이러 함에도 새누리당의 인식은 솔직히 60대 이후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거물급 인사의 영입에 골몰하는 것을 보면 한나라당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피들이 다양하게 수혈되어 ‘새누리’라는 당 이름에 맞는 참신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이 백척간두에 처했던 총선 직전의 자세로 돌아가지 않으면 현재의 국면을 전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당분간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 간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인데, 점차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그동안 대중에게 너무 완벽한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검증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면서 거품은 저절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후보는 정권 교체론의 여망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점쳐진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현 정부와 확실하게 다르다는 점을 새로운 정책과 인물로서 보여준다면 아직은 승산이 충분하다. 안철수 후보는 민심 행보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약점인 수권능력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석 이후 민심 어디로 가고 있나 그 대답은 현재로서는 각 후보와 진영들의 노력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추석이 끝나고 이제 본선게임의 막이 올랐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