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적 리더십 보여줘야 할 때
요즘 경제계에서는 웅진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시끄럽다. 샐러리맨의 성공신화로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윤석금 회장의 실패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실망이 크다. 흔히 웅진의 실패는 태양광과 건설 등 이질적 분야의 진출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경영의 기본 요소인 ‘관리’, 그 중에서도 자금 관리를 하지 못한 데 더 큰 원인이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아무리 뛰어난 진출 전략이라고 하더라도 ‘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유망해 보이는 투자는 오히려 무리한 것이 되고 말아 결국 멸망의 실마리를 제공할 뿐이다.

새누리당의 대선 전략은 ‘대통합’이다. 엊그제 한광옥 씨가 입당했다. 그러나 입당하자마자 안대희 씨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지금 새누리당은 기존의 여러 계파에 더하여 김종인, 안대희, 한광옥 등 새로운 사람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는 모양새다. ‘대통합’이라는 좋은 명분과 전략이 정말 좋은 결실을 맺으려면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문재인 후보는 친노를 중심으로 한 소군단이라고 하면, 안철수 후보는 단기필마에 가깝다. 이에 비해 박근혜 후보는 대군단이라고 할 만하다.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는 박 후보보다 '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 수 있다. 역사적인 전쟁을 보면, 대군단이 단기필마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작은 군대에 진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대군단의 경우 '관리'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새누리당은 성공한 기득권층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한마디로 헝그리 정신이 없다. 리더가 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적전분열이 일어나고, 여차하면 말 갈아타기도 서슴지 않을 수 있다.

박 후보는 5년 전 당내경선에서 왜 MB에게 고배를 마셨는가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관리’에서 문제가 있었지 않나 생각된다. 우락부락하고 잘 난 척 하는 남성들을 다루는 데는 ‘여성적인 부드러움’만한 게 없다. 그 비슷한 성공 사례가 아마 세계적 석학들을 불러모으며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천대 이길여 회장이 아닌가 한다. 여러 계파와 신구 세력이 혼합된 새누리당은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 섬세하고 정성스런 리더십이 필요해 보인다.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청장년층의 따가운 시선도 여성적인 보살핌으로 감싸 안을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 세계적으로 보면 선진국, 중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기득권층에 대한 반발심이 도도한 흐름을 이루고 있다. 일반인들은 기득권층을 일종의 ‘독식’ 세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분열은 아직 얻지도 않은 권력을 놓고 싸우고 있는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는 것으로 청장년 유권자들에게 비치고 있다.

박근혜 후보의 여성 리더십은 이와 같은 일반 유권자들의 욕구 분출을 현실적으로 녹여내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면에서 큰 시험대에 올라 있는 셈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