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기업 모두에 악재 연이어…‘사람과 기업살리는’ 법원 판단 기대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지난 6일 대법원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재상고장을 접수해서 이튿날 관리재판부를 1부로 지정했다. 이는 작년 12월 열린 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 이재현 회장이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받는 등 재상고한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앞서 있던 작년 9월 선고에서 배임 부분에 대한 법적용이 잘못됐다고 판단했고 조세포탈과 횡령 부분에 대한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한 바 있다.

이재현 회장 변호인 측은 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 선고 부분 중 배임 부분, 대법원이 법적용 잘못됐다고 판단했던 해당 사안에 대해서만 무죄 취지로 다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대법원 재상고심에선 배임 부분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대법원 재상고심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이재현 회장 측 상고이유서와 답변서를 제출받은 관리재판부가 사건을 소부에 배당하면서 주심 대법관을 정한다. 그 후 법리검토 등의 과정을 통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넘어갈지 여부가 결정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재 여파로 CJ그룹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 3년간 길어져온 총수 공백에 선도적인 시장개척 의사결정은 불투명한 상태다. 기존 투자계획의 집행율도 급락하는 등 매년 벌이던 전사적 투자가 20%씩 차질을 빚고 있다. 이회장의 구속 이후 CJ그룹은 전략기획협의체 및 그룹 경영위원회를 가동해 경영 공백을 메워왔지만, 최근 들어 그룹경영위원회 자리에서 이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던 이미경 부회장 또한 최근 유전병 악화 등 건강회복을 이유로 미국에 머물며 2개월째 요양에 집중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 회장의 구속 이후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온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원래 앓던 유전병으로 인해 몸무게가 50kg까지 줄었다’는 이재현 회장의 건강 악화와는 별개로, 재계에서는 이 회장에 이어 이미경 부회장마저 경영에서 손을 뗄 경우, 리더십의 공백을 메울 마땅한 대안이 없어 CJ그룹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 사진은 2015년 11월 10일 서울고법 형사12부 심리로 진행된 파기환송심에 참석한 이재현 CJ그룹 회장. 지난 6일 대법원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재상고장을 접수해서 이튿날 관리재판부를 1부로 지정한 바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의 자녀들은 현재 근무하며 경영 수업 중이지만 (20대 후반으로) 아직 나이가 어려 본격적인 경영승계를 추진하긴 힘들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4세 경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은 시작됐다는 평이지만, 지분 증여 상으로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버지 이맹희 명예회장의 별세부터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 선고, 이로 인해 어머니 손복남 CJ그룹 고문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는 등 이재현 회장 개인에게 지난해는 너무도 혹독한 시기였다. 대법원이 배임에 대한 법적용이 잘못됐다고 판단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악재에 악재가 더해졌다.

이 회장에 대한 대법원의 선처는 기업회복과 사업보국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허상의 선입견, 실체 없는 국민정서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배임죄 적용은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고무줄 잣대로 판단하기 쉬운 사안이다. 대법원의 사려 깊은 판단을 바란다. 기업의 성패(成敗)와 현실을 가늠하여 ‘사람과 기업을 살리는’ 결정이 되기를 소원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