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연초부터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속절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와 중국 증시 관련 ETF·ETN의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 6월18일 상장한 ‘신한 인버스 브렌트원유 선물 ETN(H)’의 상장이후 이날까지 수익률은 108.71%에 달했다. 최근 6개월 수익률도 89.63%나 됐다. 이 상품은 런던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에서 거래되는 브렌트 원유 선물가격 하락 시 투자수익이 발생한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 13일(현지시간) 장중 2004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를 밑도는 등 급락세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역시 신한금융투자의 ‘신한 인버스 WTI원유 선물 ETN(H)’의 최근 6개월 수익률도 70.8%에 달했다. ETF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원유인버스선물(H)의 최근 6개월 수익률도 76.06%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지수를 반대로 추종한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폭락세를 주고하고 있는 중국 증시 관련 인버스 ETF·ETN의 수익률도 상승세다. 한국투자증권의 ‘TRUE 인버스 차이나H ETN(H)’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36.56%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홍콩 H(HSCEI) 지수 움직임을 역방향으로 추적한다.

최근 H지수가 연일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TRUE 인버스 차이나H ETN(H)를 활용하면 H지수 하락에 따른 ELS 손실을 일부 만회 가능해 ELS 손실 헤지(위험 회피)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차이나A인버스(합성)’ ETF도 중국 증시 대형주 위주의 CSI300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발생한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0.58%다.

이밖에 중국 경기부진이 가격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구리 관련 인버스 상품의 수익률도 높다. 구리선물 가격에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신한금융투자의 ‘신한 인버스 구리 선물 ETN’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5.06%를 기록했다. 구리의 주요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침체로 구리 가격은 최근 6년 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또 14일 장중 니켓이지수 1만7000선이 무너지는 등 일본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일본 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일본인버스(합성 H)’의 최근 6개월 수익률도 10.56%로 올라갔다.

유럽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유로스탁스50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한국투자증권의 ‘TRUE 인버스 유로스탁스50 ETN(H)’의 최근 6개월 수익률도 11.62%를 나타냈다.

다만 거래량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신한 인버스 브렌트원유 선물 ETN(H)의 최근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은 1499주에 불과하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아직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좋은 상품에는 결국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