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없는 경제민주화 김종인·스폰서 검사 등 참신성 없어

   
▲ 류여해 수원대학교 법학과 겸임교수·독일형사법박사
선거구획정은 아직 어떤 진전도 없는데 갑자기 때 아닌 전쟁이 시작되었다. 인재 영입 전쟁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첫 번째 인재는 바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였다. 모 방송에 얼마전 출연한 이후로 삼고초려 끝에 얻어 낸 제갈공명이라 불리고 있다. 그런데 인재로 영입된 첫날 인터뷰에서 그는 "다수 정파 '러브콜' 거절, 새정치연합을 선택" 했노라고 말을 했다. 본인의 인기도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왜 다수 정파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을까? 그는 진정한 인재였을까? 그리고 이어서 더불어민주당이 야심차게 영입했던 여성인재 1호는 각종 논란으로 3일 만에 자신해서 입당 철회했다. 위안부 할머니 그림 무단 사용 논란 외에도 몇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본인 스스로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외교·안보, 정보통신(IT) 등 당의 약점으로 꼽혀 온 분야의 전문가 영입에 초점을 맞추며 전문가의 인력을 늘리겠다라고 밝히면서 오기형 변호사를 엽입했다. 오기형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중국 상해사무소 수석대표로 미국과 중국에 정통한 통상·투자유치 전문 변호사다.

그는 개성공업지구의 법규와 해설 자료를 미국에 소개한 개성공단 전문가이기도 하다.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것일까? 사실 뜬금없다. 그렇다면 이제 각 나라별로 변호사를 전문가로 영입할 것인가? 그런데 그 분야 전문가가 국회로 들어가게 되면 뭔가 그럴싸하다는 안일한 생각에 아직도 젖어 있다. 문재인 대표의 인재영입의 기준이 모호하게 느껴진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의원들은 마음이 조금 불안해 진 듯하다. 문재인 대표가 간곡히 잡아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잡는 것이 아니라 빨리 나가 주길 바라듯이 새로운 인재를 찾고 다니니 탈퇴 후 자신들의 거취가 조금 안정적이지 못한가보다. 생각보다 탈당이 그리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

야당이 분당되어 여러개로 다시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자니 헤쳐모여를 보는 것 같다. 참신한, 또는 새로운 이라는 단어를 계속 쓰고 있지만 참신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안철수신당으로 불리던 국민의당은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고 이제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하였다. 하지만 반부패를 외치는 '안철수 신당'이 처음 영입한 최고급 인재는 한승철 전 검사장으로 그는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폰서 검사'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는 창원지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던 2009년 3월 한 건설업자에게서 140만원 상당의 식사·향응 및 현금 1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2010년 불구속 기소됐던 바 있다. 이후 한 전 검사장은 대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인재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안철수의원에게는 치명적이 아닐수 없는 인재영입이었다. 안철수의원은 "첫째로 대한민국 최고 인재를 모으겠다, 지금 대한민국의 위기는 최고 인재가 그 문제를 푸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두 가지 과제로 "부정부패에 단호하겠다, 민생을 중심에 두겠다"라고 제시했는데 그가 제시한 인재기준은 참 모호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 영입 전쟁은 참신성과 새로운 인재영입이라는 것을 무색케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의 또 다른 인재였던 김동신 전 국방부장관은 과거 '북풍 사건'의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청와대 행정관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시민단체의 고발을 받았으나 2004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사람이고, 허신행 전 농수산부 장관은 2003년 서울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공사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국회의원 청탁을 받고 답안지 바꿔치기 한 행위로 불구속 기소된 전력이 있다.

사실이 알려지자 4시간 만에 조용히 인재에서 내려왔다. 참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국민의당은 호남 출신 법조인, 고위 관료 출신 등의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의 무게감을 높이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라면 잘못된 바둑의 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인재란 넣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빼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검증을 거친 뒤에 절대 손을 놓지 않고 함께 갈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더 삐걱거리는 소리를 낸곳은 바로 윤여준 전 장관의 행보이다. 윤여준 전 장관은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발표가 불과 30분 만에 취소된 것이다. 윤 전 장관이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유를 댔다. 합류와 입원이 30분만에 바로 이루어 졌다. 처음 합류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의구심이 들었다. 함께 걸어가기에는 이제 너무나 멀어진 두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더 지켜봐야겠지만 순탄치만은 않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 국민의당도 출발이 몹시 힘든가 보다.

새누리당 역시 지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인가보다. 새누리당도 1차 외부영입 인사를 공개하고 인재전쟁에 가담했다. 그런데 환영보다는 악플에 시달렸다. 종편스타 대거 모시기란 비난과 변호사로 모두 채웠고, 갑자기 나타난 우파의 여신을 등용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야권에서 먼저 시작한 인재 영입 경쟁이 정치권 전역으로 확산되었기에 그 기류에 합세한 의도는 알겠지만 참신성과 인재라는 부분에서는 전혀 공감을 할 수가 없다.

새누리당 가입행사라면 고개를 끄덕여줄만 하지만 과연 참신한 인재일까? 이 중 상당수가 새누리당 당적이 있었거나 이미 새누리당과 연관성이 있는 인물들이다.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지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국 당시 김무성대표에게 극찬을 받았던 인물이고, 배승희 변호사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보좌관으로 이미 알려져 있고,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자녀취업청탁 의혹'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김태현 변호사, 최진녕 대한변협 전 대변인, 변환봉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총장,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 소장도 종합편성채널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새누리당을 비호하던 패널들이다. 종편이 정치바로미터라는 말을 그대로 대변한 인재영입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같다.

새누리당은 ‘젊은 피’ 수혈로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30·40대 표심을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는 하지만 새인물인 인재라는 칭송을 받기엔 좀 아니지 않을까?

김무성 대표는 "이들은 나라가 걱정돼서 자발적으로 찾아오신 분들로, 특정인을 찍어서 역할을 부여하고 공천에 특혜를 주는 일반적 인재영입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재영입도 다양한 장르가 있나보다. 자발적 인재영입이 이번 인재를 말하는 것이면 다음번에는 타의적 인재영입이 시도된다는 것일까?

옛말에 사람을 잘못 쓰면 집안도 망하고 나라도 망한다고 했다. 인재를 기르는 것은 나라의 대업이다. 서울시향의 정명훈감독이 홀연히 떠났다. 그 긴 시간 서울시향을 맡았는데 후계자 한 명을 키워두지 않았다. 인재가 없어서 였을까? 아니면 키우기 싫어서 였을까?

인재는 결국 타고난 것도 있지만 잘 키워 주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너도나도 갑자기 인재를 찾는다고 난리법석이다.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인재가 그리도 없을까? 없는 것일까 아니면 찾기 싫은 것일까? 현직의 중진 정치인들은 미리미리 젊은 새싹을 키웠어야 한다. 인재를 찾는다고 지금 다들 전쟁을 할 것이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키우고 있었어야 했다.

급히 마신물은 체한다고 했다. 물먹고 체하면 약도 없다. 인재(人才)를 찾는 과정을 보니 인재(人災 )의 시작처럼 보인다. 아직도 선거까지는 3개월여가 남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국회의원의 본문은 다하지 않고 당의 이익을 위해서 혈안이 될까?

인재를 찾을 수는 있을까? 인재영입 발표를 하고 며칠이 흘러갔다. 소리 소문없이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사라졌다. 종편의 패널들이 열심히 그날을 분석하느라 일주일이 흘러가는 것 같다. 문재인 대표는 김종인 박사를 영입했다. 그리고 천정배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손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문재인 대표의 눈에는 김종인 박사가 더불어민주당을 살릴 인재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경제민주화를 외쳤던 그는 어쩌면 모호함의 상징이다. 경제민주화는 실체가 없다. 단어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경제가 어떻게 민주화가 될수 있나? 돌아서서 뜻을 같이 하지 않을때 상대의 험을 이야기 하느라 바빴던 그를 보았다. 어쩌면 문재인 대표의 단점을 폭풍처럼 뱉아내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더불어민주당은 눈물의 입당식을 두 번이나 보여줬다. 국민의당도 인재영입에 바쁘다.  그런데 그들은 세비를 받으며 누구를 위하여 일을 하는가? 그들의 총선을 위해 일을 하는가? 아니면 권력을 잡기 위해 달려가는가? 인재를 영입하느라 바쁜 대표들은 국민을 한번이라도 바라보는 눈을 가져 주길 바란다. /류여해 수원대학교 법학과 겸임교수·형사법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