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고려하는 것은 기득권 고려하는 것
<2012 대선공약 점검>


박 캠프 정치혁신안, 국민열망 반영할까

현실 고려하는 것은 기득권 고려하는 것



박 캠프 정치혁신안 언제 나오나

안철수 후보가 국회의원 정원 축소와 중앙당 및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치혁신안을 제시하고, 문재인 후보 측이 이보다 완화된 내용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정치혁신안(국회의원 정수 유지하되 비례대표 증원, 중앙당 및 정당 국고보조금제도 개선 등)을 제시하면서 정치혁신을 둘러싼 두 후보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와중에도 박근혜 후보 측에서는 ‘여성 대통령론’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정치혁신안이 제시되고 않고 있었다. 그런데 29일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강력한 정치쇄신안을 박 후보에게 건의했다고 밝힘으로써 조만간 박 캠프에서도 정치혁신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세간의 관심은 박 캠프의 정치혁신안이 얼마나 강력하고 혁신적일지에 쏠리고 있다.

현실 고려하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다

안 캠프가 처음 정치혁신안을 발표했을 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물론이고 야권 일각에서도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의 정치현실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현실이란 것이 상당부분 기득권을 포함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관점에서, 현실 운운하며 안 캠프의 정치혁신안을 비판하는 것은 결국 기득권을 지키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는 역비판도 있었다. 기득권은 내려놓기 참 힘든 것이다. ‘기득권과 특권이 있다면 국민 앞에 내려놓겠습니다’라고 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29일 ‘새로운 정치’ 실천 결의문에서도 기득권을 내려놓기 싫은 정치인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진정 기득권을 내려놓을 마음이 있었으면, 기득권이 ‘있다면’ 하는 식의 유보적인 표현을 쓸 게 아니었다. 기득권은 자명하게 있으므로 ‘지금 가지고 있는 기득권과 특권을 당장 내려놓겠다’고 선언하고 그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밝혔어야 했다. 기득권은 현실 속에 존재하므로 현실을 고려하는 것은 기득권을 고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현실을 고려하다보면 올바른 혁신을 할 수 없다.


박 캠프 정치혁신안, 국민 열망 반영해야

이제 국민은 곧 발표될 박 캠프의 정치혁신안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별 것 있겠어’하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물론, 많은 지지자들이 박 후보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치혁신보다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이다. 안정적인 국정운영 또한 정치혁신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의 부상으로 요약되는 작금의 대선 구도는 구태정치에 질려 정치혁신을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다. 박 캠프도 이런 국민의 열망을 읽어야 한다. 그래서 기득권을 보호하고 있는 현실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최소한 한두 가지라도 국민의 마음에 와 닿는 과감한 정치혁신안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