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캠프 글로벌 청년 프로젝트, 한국판 피스코(Peace Corps)로 확대해야
<2012 대선공약 점검>



2030 해외진출, 국가가 적극 지원하자

박 캠프 글로벌 청년 프로젝트, 한국판 피스코(Peace Corps)로 확대해야



박근혜 후보의 글로벌 청년 프로젝트, 다른 공약보다 중요

11월 5일 박근혜 후보는 외교안보통일 분야 정책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젊은이들이 직접 개발협력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청년들을 지역전문가로 교육, 훈련시켜 전 세계로 파견하겠다"는 이른바 글로벌 청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임기 5년 동안 1만 명의 청년을 세계 각 지역에 파견해 글로벌 인재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다른 공약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으로 발표되었지만, 이 공약이야 말로 세계화의 격랑이 몰아치는 21세기 한국과 한국 젊은이들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 될 수 있다.

경제성장 이끈 교육, 이제는 글로벌 교육이다

청년 실업과 취업난이 아니더라도 우리 젊은이들의 해외 진출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일이다. 지난 50년 한국이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한 배경에는 기르던 소를 팔아서라도 자식 교육을 시켰던 뜨거운 교육열이 있었다. 다른 쓸 만한 자원이 없던 한국에서는 그런 교육열로 개발한 인적자원만이 유일한 자원이었고, 그 자원을 가지고 지금의 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다. 딱히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는 여전히 인적자원을 통한 성장을 유지해야 할 수밖에 없다. 우수한 인적자원이 있어야 기술도 개발하고, 시장도 개척하는 법이다. 특히 좋든 싫든 하나로 통합되고 있는 작금의 세계에서는 세계화된 인재들이 절실하다. K-Pop의 성공 뒤에는 해외문화를 경험한 젊은이들, 정확히 말하면 외국에서 살아본 젊은이들의 국제적인 감각이 있었다.


저소득층과 지방대 학생 먼저 선발해야

지금까지 해외유학 등을 통해 국제적인 감각을 갖게 된 젊은이들은 소수의 부유층 자녀가 대부분이었다. 해외 유학이나 체류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젊은이들은 그럴 기회가 훨씬 적었다. 글로벌 인재가 필요한 이 시기에 이런 기회의 불평등은 부익부빈익빈을 더욱 고착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왕에 젊은이들의 해외 진출을 국가가 지원하겠다면, 사적으로 해외에 나갈 여유가 충분한 부유층보다는 그럴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 젊은이들을 우선 선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각종 해외 진출 및 교류 지원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수도권 주요 대학보다는 지방대학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점점 운영이 힘들어지는 지방대학을 활성화시켜, 지역사회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소 팔아 가르치는 심정으로 투자하자

또 5년 임기동안 1만 명으로 시기와 인원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입법을 통해서라도 정권을 초월하는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되도록 하고 인원도 대폭 늘려야 한다. 재정이 걱정이라면, ‘소를 팔아서라도 자식 교육 시키겠다’던 우리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보자. 그리고 소를 팔아 교육을 시킨 결과 지금 우리가 누리게 된 번영을 생각해보자. 지금 세계는 우리에게 소를 팔아서라도 젊은이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 대한 이런 투자는 나눠 먹기식 소모적 복지보다 훨씬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복지가 될 수 있다.


민관 파트너십 필요

지금 많은 민간 기업과 단체도 젊은 대학생들의 해외진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 박현주재단의 경우 지난 6년간 매년 400명 내외의 글로벌장학생을 선발해 해외 교환학생으로 내보내고 있다. 국가가 젊은이들의 해외진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국제협력단(KOICA)의 한국해외봉사단(Korea Overseas Volunteer)은 물론이고, 민간 차원의 각종 프로그램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그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한국판 피스코로 확대해야

1961년 미국은 당시 케네디 대통령의 뉴 프론티어(New Frontier) 정책에 따라 평화봉사단(Peace Corps)을 조직해 2000년대 중반까지 20만 명에 가까운 젊은이들을 해외에 파견했다. 그 중에는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던 크리스토퍼 힐과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까지 갖고 있던 캐슬린 스티븐스도 있다. 이들은 평화봉사단 활동을 통해 한국 전문가로 성장했다. 세계화 시대에 세계를 모르면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아슬아슬한 번영도 순식간에 증발해 버릴 수 있다. 지금 여기저기서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다시 한 번 한국을 일으키도록 소를 파는 심정으로 과감히 나서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의 평화봉사단 같은, 아니 그보다 훨씬 높은 차원의 한국판 평화봉사단을 조직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다른 후보들에게도 우리 젊은이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울 좋은 정책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