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노동시장개혁촉구운동본부와 노동개혁 청년네트워크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한국노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노총의 대타협 파기 선언은 일자리 파탄 선언”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운다.

노동시장개혁촉구운동본부와 노동개혁 청년네트워크(이하 청년본부)는 “지난해 9월 전격적으로 이뤄진 노사정 대타협이 한국노총의 파기 선언으로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여의도 한국노총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하여 △국민적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린 한국노총을 강력 규탄하고 △하루빨리 노사정위에 복귀하여 노동시장 개혁의 전면에 나서주길 촉구할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노동개혁 정부입법안과 2대 지침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는 이상 노사정위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19일 밝힌 바 있다.

노사정 간 개혁 논의는 2014년 9월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의 발족과 함께 시작됐다. 이는 1년 간의 논의를 거쳐, 지난 2015년 9월 15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대타협을 이루었다.

   
▲ “한국노총의 대타협 파기 선언은 일자리 파탄 선언”./사진=연합뉴스

이후 구체적 사안에 대해 정부와 노조 간의 입장이 번번이 충돌하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오다 결국 19일 한국노총의 독단적인 파기선언으로 인해 그동안의 국민적 합의가 수포로 돌아갔다.

민주노총에 이은 한국노총의 파기선언으로 인해 상위 5% 노동자의 대변자 ‘귀족노조’라는 오명은 민주노총 및 한국노총 모두에게 덧씌워질 전망이다.

노동시장개혁촉구운동본부 및 노동개혁 청년네트워크(청년본부)가 20일 한국노총 앞에서 낭독할 성명서 전문은 아래와 같다.

[성명서]

한국노총의 대타협 파기 선언은 일자리 파탄 선언이다!

한국노총이 결국 9·15 노사정 대타협 파기를 선언했다. 대타협이 있은 지 겨우 4개월만이다. 노동개혁 입법안과 2대 지침에 관한 논의를 모두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며 으름장을 놓았으나 정부가 이에 응하지 않자 결국 노·사·정 3자의 대타협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버렸다. 대타협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휴지조각 버리듯이 내팽개쳐 버린 것이다.

우리 청년대학생들과 시민사회는 기득권 사수를 위한 한국노총의 뻔뻔한 행태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함께 이 자리에 나왔다. 한국노총은 대타협에 합의해놓고도 노동개혁이 ‘쉬운해고’를 위한 노동개악이고 500만 제조업 노동자들을 모두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악법이라고 줄곧 반대해왔다. 하지만 노동개혁입법안과 2대 지침 어디에도 그럴 가능성을 담고 있는 내용은 없다. 노동개혁을 반대할 명분이 없으니 억지구호라도 만들어 국민들에게 겁을 주려는 심산인 것 같다.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정년연장과 연공서열적 임금체계로 인해 채용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고 대-중소기업 간 그리고 정규-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장 노동시장에 손을 대지 않으면 구조적 모순이 누적돼 청년들과 노동 약자들의 아픔이 고착화될 것이고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는 수렁에 빠질 공산이 크다. 오히려 노동계가 조장하는 허황된 공포에는 비견할 수 없는 현실적 고통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애초부터 국민들은 이런 경제위기의 공감대 속에서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해 왔다. 일자리의 당사자인 청년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양대노총을 포함한 노동계 전반에 개혁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호소해 왔다. 하지만 그들은 끝끝내 노동시장의 울타리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콩 한쪽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노총에게 호소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중국 경제 리스크, 신흥국 경기침체,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올 한해 한국에게 닥쳐올 거대한 외풍이 곧 우리를 쓰러뜨릴 기세다. 우리 노동시장 구조의 적폐를 해소하고 하루빨리 재정비해야만 수많은 청년, 대학생 그리고 노동 약자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 한국노총은 당장 대타협 파기를 철회하고 노동시장 개혁의 전면에 나서주길 바란다.

2016. 1. 20
노동시장개혁촉구운동본부, 노동개혁 청년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