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여론조사로 결정할까?
여론조사 기관마다 결과가 다르고, 들쭉날쭉하다. 사람들은 변동 심한 여론조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드디어 안철수 후보측에서 여론조사에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여론조사를 둘러싸고 이러쿵저러쿵 음모론도 떠돈다.

여론조사의 신뢰성은 샘플링에 달려 있다. 각 조사기관들의 샘플링은 전체 한국인의 교육, 직업, 성별, 소득, 종교, 지역별 특성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어야 하는데, 과연 이것이 이뤄지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설문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사고 있다. 모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단일화를 지금과 같은 형태의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면 운에 맡기는 것과 같다”고까지 혹평했다. 한마디로 ‘졸속 여론 조사’는 하나마나라는 얘기다.

우리 여론조사에서 신뢰를 의심받는 것은 조사 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첫째로 휴대폰과 전화 조사에서 샘플링이 어렵기 때문에 오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 휴대폰만으로 할 경우에 아는 사람이 아니면 잘 받지 않기 때문에 조사 자체가 어렵다. 그렇다고 전화에만 의존할 수도 없고, 휴대폰과 전화를 혼합할 경우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알 수 없고, 조사기관은 난감하기 짝이 없다.

둘째, 인터넷 포털과 SNS가 여론 형성의 중심무대가 되면서 진영간 공격적 논평과 댓글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인터넷 환경은 여론을 극단적 양극화로 내몰고 있는 점도 조사의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 중도적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점차 줄고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익명적인 설문조사에서조차 숨기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경향의 사람들은 더욱 의견개진에 움츠린다.

셋째,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은 잘 아는 바와 같이 의사표시를 솔직하게 하지 않는다.

근래 10년 전부터 각 당에서 여론조사로 대선후보 예비경선을 하고 국회의원 후보를 뽑게 되면서 여론조사에 대해 과신하거나 혹은 불신하는 경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여론조사를 통하여 여론을 왜곡하고 결정을 이끌어내려는 정황마저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예비경선이 끝나고 난 뒤에 많은 뒷말을 남겼고, 얼마 전 민주통합당 예비경선에서도 여론조사를 놓고 내내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단일화를 여론조사로 한다면 여론조사방법과 조사기관 등을 놓고 합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고, 설사 합의한다고 해도 과연 한쪽이 승복할까도 염려된다. 사실 선관위가 실시하는 투표조차도 민의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려운 판에 어떤 여론조사도 한계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