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아무리 떨어져도 소비자가격에는 큰 영향 없어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제유가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로 공급과잉 사태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곤두박질쳤다. 국제유가가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인 배럴당 20달러대로 무너지면서 국내에서도 1300원대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 최근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제유가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로 공급과잉 사태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곤두박질쳤다. 국제유가가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인 배럴당 20달러대로 무너지면서 국내에서도 1300원대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391.9원으로 전주대비 10.4원 떨어졌다.

전국의 주유소 중 리터당 1400원대 이하로 휘발유를 파는 곳은 9329곳(78.1%)으로 집계됐다. 1300원대 이하로 휘발유를 파는 곳도 112곳으로 전체의 0.9%를 차지했다.

경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169.9원으로 집계돼 지난 2007년(1162.4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원유 공급과잉으로 인한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의 원유공급으로 유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장 이란이 국제 원유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최대 6000만 배럴로 추정된다.

다만, 이 같은 국제유가하락이 국내 휘발유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저유가에 따른 휘발유 가격이 반영된 데다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휘발유 1리터에는 국제유가와는 관계없이 900원가량의 고정적인 세금이 붙는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아무리 떨어져도 정유사와 주유소의 마진을 감안하면 리터당 1200원이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는 게 업계의 속내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60%가 넘는다”며 “리터당 900원가량의 유류세는 국제유가와는 별개로 고정적으로 붙는 세금이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아무리 떨어진다고 해도 유류세를 낮추지 않는 이상 1200원대로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