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급락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H지수 기초 ELS(공모형·원금비보장형) 중 원금 손실 구간(녹인배리어·Knock-in barrier)에 진입한 상품은 모두 281개로 늘어났다.

발행 금액 기준으로 이들 상품의 규모는 3526억원에 달한다.

H지수가 이날 폭락세를 나타낸 만큼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ELS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는 10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됐으나, H지수의 추가 하락으로 손실 가능 규모가 배로 늘어났다.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곧바로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발행 후 3년째인 만기 시점에도 일정 가격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투자자는 지수 하락폭 수준의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H지수가 하락할수록 이 같은 ELS 원금 손실 우려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이날 H지수는 장중 5%대의 폭락세를 나타내며 7년 만에 8000선을 내주는 등 '패닉' 장세를 보였다.

유안타증권은 H지수가 8000~8500일 경우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ELS 규모를 678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H지수가 7500~8000까지 하락할 경우 1조6852억원, 7000~7500의 경우 2조2775억원, 6500~7000의 경우 3조6268억원이 새로 원금 손실 구간으로 접어들 게 된다.

이에 따라 H지수의 7000선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수조원대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체 ELS의 미상환 잔액(발행잔액)은 64조4000억원, 이 중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발행잔액은 60%에 가까운 37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시장의 우려에 금융당국도 ELS를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발행 자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 파생결합증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다른 고유 재산과 구분해 회계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새로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