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제도, 연구만 전념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입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파리바게트는 빵을 만드는 회사일까요. 물론 ‘빵 만드는 회사’죠. 많은 빵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지려면 오븐 속 환경이 동일하게 유지돼야 하죠. 결국 제빵에 관한 일련의 환경 전체를 연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도체 공정도 제대로 하려면 설비부터 연구해야 해요.”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연구개발(R&D)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인정된 연구원 6명을 ‘마스터(master)’로 선임했다. 마스터는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연구원들이 해당분야 전문가로 연구에만 전념하면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도입한 제도다.

   
▲ 시뮬레이션 전문가 김성협 마스터./삼성전자 뉴스룸

2016년 신규선임 마스터에는 시스템 S/W 전문가 김제익 마스터, 광학 설계 전문가 이홍석 마스터, 계측 검사 전문가 양유신 마스터, 회로설계 전문가 임정돈 마스터, 모듈 공정개발 전문가 강만석 마스터, 시뮬레이션 전문가 김성협 마스터가 선임됐다.

그 중 시뮬레이션 전문가 김성협 마스터는 열, 유동, 구조해석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설비·공정의 품질·수율 향상에 기여해 왔다. 김성협 마스터의 임무는 ‘최고의 반도체를 생산해내기 위한 최적의 설비 환경 조성’이다.

김성협 마스터는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건 제조 공정”이라며 “관건은 환경에 해당하는 제조 설비 기술을 얼마나 최적화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과 설비가 최적화돼야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협 마스터가 속해있는 생산기술연구소(Mechatronics R&D Center)는 삼성전자 DS부문 산하 조직이다.

김 마스터는 “반도체 설비를 연구하고 관련 기술을 지원해주는 게 생산기술연구소의 주요 역할”이라며 “내가 이끄는 시뮬레이션랩은 그중에서도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가상 공정 일체를 미리 검증,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자칫 회사에 수 억 원대의 손실을 안겨줄 수 있지만 시뮬레이션 작업으로 오류를 미리 찾아낼 수 있다면 해당 금액만큼의 손실은 없게 된다.

실제 지난해 온도와 재료 양, 압력 조건 등 크고 작은 변수를 두루 고려한 시뮬레이션 끝에 필요 이상의 재료가 사용되던 공정을 최적화해 지난 한 해에만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줄였다.

한편, 이번에 선임된 마스터들은 본인의 연구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목표로 특허, 논문은 물론 학회발표 등 외부 활동을 통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