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는 커피 한잔 값도 아깝다?
2011년 2월 잡스와 머독이 손잡고 만들었던 태블릿 전용 신문인 THE DAILY가 이달에 문을 닫았다.

더 데일리의 월 구독료는 3.99달러, 일년 구독료는 39.99달러였다. 월 구독료 3.99달러면 우리 돈으로 4,500원이 채 안 되는, 커피 한잔 값이다. 사람들은 인터넷 상에서의 뉴스는 커피 한잔 값도 아깝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뉴스를 받아들이는 일반인의 인식은 종이신문 시대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더 데일리는 10만명의 구독자를 모았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나라에서 그게 가능할까 생각하면 미국 뉴스 시장이 부럽기도 하다. 여하튼 분석가에 따르면 5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해야 손익분기점을 확보할 수 있는데, 턱 없이 모자란 구독자로 출범 2년을 못 채우고 사업을 철수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뉴스산업은 어느 사회에서나 꼭 필요한 ‘공공재’이지만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수익을 내야 하는 존재이다. 이런 종이 신문 모델이 인터넷 등장으로 수익 구조를 찾지 못해 사양산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던 차에 머독이 아이패드라는 플랫폼에서 유료 모델을 실험을 하였던 까닭에 전 세계의 뉴스산업 종사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분석가들은 더 데일리가 아이패드라는 하나의 플랫폼에만 공급한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 혹자는 PDF파일로 된 뉴스를 내려 받는 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렸고, 웹처럼 검색할 수 없다는 점을 실패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뉴스의 차별화와 심층화에서 돈을 내고 볼 만한 포지셔닝을 찾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분석가들마다 나름 일리 있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본다. 필자는 인터넷 시대, 기사의 내용을 중심으로 의견을 피력해볼까 한다.

첫째, 뉴스는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에 의해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게 필자 생각이다. 애플 이래 컴퓨터와 인터넷 세상은 너무 오랫동안 cool technologists (프로그래머와 기술자와 디자이너)에 의해 현혹되어 왔다. 그런 것들은 보조 기능임에도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 잘 난 체(showy and glossy)’ 하고 있다. 화려한 디자인과 기술을 보고자 뉴스를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역시 가장 어려운 게 기사이고 승부처도 기사이다.

둘째, 인터넷 시대에는 종이 신문이든 인터넷신문이든 신문 구독자수가 이미 줄었다. 다시 말해 과거에 돈을 주고 신문을 사보던 일반인들이 거의 사라졌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유료 구독자들은 뉴스를 실제 업무상 필요로 하는 실수요층으로서, 어떤 사회에서나 상위의 극소수층에 한정된다.

머독을 비롯해 대중 매체 시대에 길들여졌던 기존의 뉴스 경영자들은 이 부분을 좀처럼 인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제 무료 뉴스가 넘쳐날 정도로 공급되고 있으므로 유료 구독자들은 극소수로 줄어들었다는 가정을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터넷 시대에서 뉴스 소비자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한 부류는 뉴스에 돈을 지불하는 극소수 유료 구독자 타깃과 공짜로 뉴스를 소비하는 무료 대중 타깃이다. 뉴스산업의 경영자들은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떤 콘텐츠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 고심해야 할 것이다.

셋째, 광고 시장의 경우 과거에는 뉴스 매체와 TV가 독점으로 점유했으나 이제는 검색 포털 업체가 가장 많이 가져가므로 뉴스 매체의 광고 파이가 가장 축소해버렸다. 뉴스 기업이 광고만을 의존하는 것, 또는 유료 구독에 연연하는 것, 둘 다 회사 경영을 위험에 노출시킨다. 즉 ‘광고’ 혹은 ‘유료’라는 이분법적 선택에서 제3, 제4의 다양한 수익 창출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뉴스 매체는 대중지는 말할 것도 없고 고급지와 전문지라고 하더라도 일반 여론에 대한 영향력이 광고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무료 제공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된다. 요약하면, 기존 뉴스매체는 줄어든 유료 판매 독자와 광고 시장을 받아들이고 무료 뉴스 제공 및 비용 절감형 모델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뉴스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신생 매체도 무료 뉴스 제공을 당연시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최소한의 인원으로 포지셔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전 세계의 뉴스 매체들은 유료와 무료의 틈바구니에서 생존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요즘 미국 뉴스 사이트에서 구독 가입을 유도하는 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제 공짜로 볼 수 있는 뉴스는 조금씩 줄어들 것 같다. 사람들이 뉴스 생산에 비용이 든다는 인식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머독이 더 데일리를 2년 정도 운영해보고 접었다는 것은 아쉽다. 1-2년 더 운영해보면서, 뉴스 콘텐츠의 다양한 실험과 플랫폼의 확대 등 더 치열하게 살길을 모색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