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사들인 자사주를 29일 전량 소각한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보다 0.2%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10월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4조252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매입 후 소각 물량은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 등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은 29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전자의 상장 주식 수는 줄게 된다.

작년 10월 이후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차익실현을 위한 기회로 작용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4조원 가까이 처분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 물량의 60%를 웃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 비중도 작년 10월 말 50.67%에서 현재 48.98%로 주저앉았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한 것은 세계 금융시장 불안 속에 위험자산에서 돈을 회수한다는 목적 외에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도 영향을 줬다"이라고 분석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이번에 소각할 목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동안 주가 흐름은 학습 효과의 재현이었다"며 "외국인의 삼성전자 비중 축소가 수급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과정이 종료되면 외국인의 매매 흐름도 매수 쪽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단 대량 매도 물량을 더는 소화해줄 매수 주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모처럼 주식을 사들이며 소폭이나마 순매수세를 보였고 삼성전자 주가도 3% 넘게 올랐다.

최창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종료는 수급 부담 해소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