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6조1400억
반도체·모바일 실적 개선 기대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전 세계적 경기 불황이 심해지면 산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삼성전자가 4년 연속 매출 200조원대를 돌파, 삼성전자의 저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작년 4분기 부문별로 보면 아프다. 3분기까지 호조세를 보였던 반도체 디스플레이(부품) 사업부 실적부진이 컸다. 삼성전자 주력사업부인 DRAM가격 하락으로 반도체 총괄 실적 역시 예상 밖 실망이다. 반면 우려 높던 IM총괄은 중저가폰 판매호조와 12월 환율효과가 기대에 부응했다.

CE총괄의 실적은 부품가격 하락과 12월 환율 효과 등이 실적하락을 상쇄했다. IT세트사업 성수기 적극 대응과 부품사업의 전략 제품 매출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망은 이르다. 비록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둔화, 비수기에 진입에 의한 IT수요 약세, DRAM과 NADN 플래시메모리 가격 약세, LCD 패널가격 하락이 하방 위험 요인이긴 하나  올해 실적 기대감이 더 크다. 작년 12월부터 우호적이던 환율상승, 중저가 스마트폰과 갤럭시 S7 효과 등에 의한 IM 총괄의 선전에 두근거린다.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매출 53조3200원원, 영업이익 6조14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삼성전자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연간기준으로는 매출 200조6500억원, 영업이익 26조4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4년 206조2100억원 대비 약 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5억300억원 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매출 200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53조3200억원, 영업이익 6조14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51조6800억원 대비 1조6400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7조3900억원 대비 1조2500억원 감소했다.

4분기는 CE부문을 중심으로 매출은 다소 증가했지만 유가 급락 등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 상황으로 인해 IT 수요가 둔화되면서 D램 및 LCD패널 가격이 약세를 보여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3분기에는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환율 영향이 반영됐다. 다만 4분기는 원화 강세로 세트사업을 중심으로 4000억 원 수준의 부정적 환 영향이 발생했다.

부분별로 보면 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3조2100억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메모리 시장은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탑재 용량의 증가 등 모바일용 제품 수요가 늘어났다. 서버용 고용량 제품 수요도 견조했지만 전 분기에 이어 PC향 수요 약세가 지속돼 실적이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시스템LSI 사업은 SoC(시스템온칩) 제품 등의 성수기 효과가 둔화됐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 14나노 공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20나노 공정 비중 확대, 10나노급 공정 개발 등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낸드는 고용량 SSD, 3세대 V낸드 비중 확대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16년 시스템LSI는 모바일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세대 14나노 공정 양산, 거래선 다변화,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DP사업은 매출 6조53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LCD 시장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공급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패널 수요도 역성장해 시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 원가 개선과 재고 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OLED 제품군 다변화와 고객기반 확보에 주력하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인 플렉서블(flexible) OLED 디스플레이의 기술수준 향상과 생산성 증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의형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20mm DRAM, 3D NADN, OLED 외판 등 부품에서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비수기인 1분기 이후 이익 상승이 기대되는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IM 부문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2조23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는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 조정과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의 증가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성수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다소 감소했다.

태블릿은 갤럭시 탭 A와 탭S2 등의 판매 확대로 전 분기 대비 판매량과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기술 혁신을 통해 업계 리더십을 강화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은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MWC 2016에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를 공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 A7과 A5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웨어러블 등의 사업 기여도를 높이고 삼성페이와 같은 서비스도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4분기 CE부문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북미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TV 수요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성수기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 매출 13조8500억원, 영업이익 82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의 영향으로 TV 수요는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경기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기존 SUHD TV에서 화질 및 디자인을 개선하고 IoT 기능을 적용하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한 SUHD TV 신제품 판매를 적극 확대하고 초대형·커브드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생활가전도 패밀리허브(Family Hub) 기능을 탑재한 냉장고 등 프리미엄 신제품을 출시하고 액티브워시, 애드워시(Add Wash) 등 혁신 제품 판매를 더욱 확대하고 시스템에어컨 등 B2B 사업에도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시설투자와 관련해 "지난해 시설투자는 총 25조5000억원으로 반도체 14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4조7000억원"이라며 "2016년 시설투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다양한 투자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부문별 온도차는 있었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시장에서도 예상된 아픔이지만 삼성전자의 저력은 그대로 보여준 만큼 2016년의 기대감을 높였다.  

소현철 신한금융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CES 2016에서 OLED, SSD, 스마트가전, 전기차용 부품이 차세대 성장동력인 것이 확인됐다"면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신수종 사업으로 자동차용 전장사업을 육성키로 하면서 올해 저성장의 파고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 11조3000억원의 특별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