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대규모 적자도 큰 부담
최태원 SK그룹회장이 지난 달 31일 횡령혐의로 징역4년을 선고받고 구속수감되면서 SKT, SK하이닉스, SK C&C, SK 에너지 등 계열사들의 경영전략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는 최 회장에 대해 계열사 자금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곧바로 법정구속을 집행했다.

대통령사면권, 재벌기업의 봐주기식 판결 등에 대한 비판적 여론의 결과 재벌총수들에게 관행적으로 적용된 집행유예대신 실형이 선고되자 SK는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SKT의 관계자는 최태원회장의 구속에 대해 "사실 충격적이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SK그룹도 최회장의 구속직후 밝힌 입장에 대해 "1심이기때문에 비록확정되지 않은 형이지만 이번 판결로 SK의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된다"고 사법부 판단에 아쉬움을 표했다. SK는 "경영공백이나 글로벌사업차질이 최소화되도록 하겠으나 글로벌경제위기와 맞물려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며 "특히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온 반도체 사업과 국가적 에너지 위기를 위해 노력해온 무자원산유국프로젝트의 차질은 예상보다 클것으로 예상된다"고 사법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2012년도 당기순이익(단위 : 십억)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2012년도 분기별 당기순이익(단위 : 십억)



SK그룹이 밝힌 바와 같이 특히 우려되는 계열사 중 하나는 SKT가 최대주주(21.05%)인 SK하이닉스이다. SKT는 2012년 2월 14일 인수대금을 완납하고 하이닉스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으나 SK그룹과 SKT에 끼치는 영향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이 제기되기도 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간의 시너지 효과라는 차원을 넘어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기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있는 것”이라며, “현재 반도체 시황이 어렵지만 하이닉스의 우수한 기술력과 SK의 강한 기업문화로 합심해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국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인수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LG그룹 계열사 모임원은 LG반도체를 경영했던 LG가 하이닉스 인수를 하지 않는 것은 반도체산업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서인데 왜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제는 2012년에 SKT가 적게는 1480억부터 5190억까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SK하이닉스는 3/4분기 20억원의 흑자를 제외하고 적게는 530억에서 많게는 2710억까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우리나라 제1위 이동통신사업자로서 SKT가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부분을 SK하이닉스가 까먹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SKT의 순이익규모도 2011년 1조 5826억에서 2012년 1조1157억으로 29.5% 감소하였다.  

설상가상으로 그룹의 선장인 최태원회장이 4년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됨으로 SK하이닉스를 품에 안은 SKT의 위기관리에 빨간불이 켜진것으로 볼 수 있다.  자칫잘못하다가는 현대그룹을 집어삼켰던 하이닉스 징크스가 SKT는 물론 전체 SK그룹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3조4천억이 소요된 하이닉스 인수로 SKT는 2조5천억의 은행차입과 3천억의 회사채 발행 등 대규모투자를 유발하며 리스크상승 요인을 제공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태원회장 구속과 SKT을 엮을 이유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였고 SKT의 하이닉스 인수는 그룹차원에서 성장에 대한 니즈가 많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