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발목…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문제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SPP조선의 사천조선소를 인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채권단간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문제 협의 등 풀어야할 숙제가 남았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SM그룹 계열로 구성된 ‘우방건설산업 컨소시엄’을 SPP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SM그룹은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SPP조선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사천조선소만 인수하기로 했다.  /사진=미디어펜 DB

SM그룹은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SPP조선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사천조선소만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자금은 1000억원의 유상증자와 부채를 포함해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SM그룹은 실사를 거쳐 구체적인 인수 조건을 조율할 예정이다.

SM그룹은 지난 14일 SPP조선 매각 본입찰에 단독 입찰했지만 채권단은 20일로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미루다 지난 28일에야 SM그룹에 통보했다.

문제는 RG발급이다. SPP조선은 지난해 채권단간 이견으로 RG발급이 부결돼 흑자가 예상되는 3500억원 규모의 선박 8척 계약을 포기해야했다.

SM그룹은 3년간 RG발급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요청했고 채권단은 계속적인 논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간다는 입장이다. RG발급 문제가 또다시 SPP조선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인석 SPP조선 근로자위원회 위원장은 “M&A의 시작단계인 만큼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겠지만 SPP입장에서는 RG 발급보증 문제가 가장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SPP조선은 이미 300척의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어 은행의 변제 위험성도 적다. SM그룹도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능력 있는 중견그룹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위원장은 “채권단이 떠넘기기 식으로 팔고 발을 빼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SPP조선에 대한 책임과 부담이 다른 한쪽으로 넘어가는 과정인 만큼 과도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건을 살 사람한테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줘야한다는 것이다. SPP조선은 그 조건이 RG발급에 대한 보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M&A가 아니더라도 SPP조선이 계속 기업으로 유지될수 있도록 수주문제 만큼은 제대로 잘 풀려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SM그룹은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 진덕산업, 조양, 벡셀, 남선알미늄, 경남모직, 티케이케미칼, 우방, 대한해운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어려워진 대한해운을 인수해 해운업에 진출하고서 이번에 SPP조선 인수로 조선업에도 뛰어들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사천조선소는 조금만 지나면 바닥을 다져 회복될 것”이라며 “몇 년 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