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보안 스시템 허점 속속 드러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이 뚫렸다. 지난 10년간 세계 공항서비스평가 1위를 차지했던 인천공항에서 최근 잇따라 밀입국이 적발된데 이어 폭발물 의심물체까지 발견되면서 공항 보안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났다.

   
▲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이 뚫렸다. 지난 10년간 공항서비스평가 1위를 차지했던 인천공항에서 최근 잇따라 밀입국이 적발된데 이어 폭발물 의심물체까지 발견되면서 공항 보안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났다./미디어펜=홍정수 기자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중국인 부부가 보안 검색장을 뚫고 밀입국한지 8일 만에 베트남 국적 남성의 밀입국이 적발됐다. 30일에는 아랍어 메모지와 함께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됐다. 

중국인 부부가 공항 3층 면세구역을 통해 출입장까지 빠져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4분이었다. 닫혀 있어야 할 공항 상주직원 전용 출입문은 휴게실 이용을 위해 열려 있었고, 면세구역에서 일반구역으로 통하는 출입문 장금장치는 9분 만에 해제될 정도로 허술했다. 

또 베트남인이 2층 입국장에서 무인 자동출입국심사대 보안문 2개를 강제로 열고 빠져나가는데 2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경보음이 울렸지만 경비원은 그 자리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공항보안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난 가장 큰 원인은 보안인력의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확대해온 자동출입국심사의 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면세구역과 검색장 등 경비· 보안은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업체 3곳이 나눠 맡고 있다. 그러나 용역업체는 3년마다 바뀌기는 구조이며 2000여명의 보안요원 대부분이 계약직으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관리 비용 절감이라는 이유로 확대해온 자동출입국심사대의 허술한 관리도 한몫을 하고 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자동출입국심사대는 지난 2008년 6월 인천공항에 처음으로 20대가 설치된 이후 그 수가 꾸준히 늘었다. 현재 인천공항에만 72대, 전국 6곳의 공항과 항만에 총 106대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이를 관리하는 보안인력은 증원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자동출입국심사대의 보안· 관리업무는 민간 경비용역업체가 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다. 이 업체 소속 16명의 경비원이 총 12개 구역의 72대에 달하는 자동출입국심사대를 모두 담당한다.

공항보안 관계자는 “보안업무의 대부분이 용역체계로 돼 있는데다가 보안요원의 대부분은 저임금을 받는 파견직으로 구성돼 있다”며 “3년마다 바뀌는 용역체계에 고용불안까지 떠  안은 상태에서 공사 측에 인력보강 등의 건의할 입장도 못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무단 통과가 가능했던 자동출입국심사대 106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밀입국 통로였던 보안검색구역 출입문은 이중 잠금장치를 달고 운영시간 외에는 폐쇄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동출입국심사대나 출입문에 설치된 경보시스템을 관리자 사무실까지 연결해 경보음이 울리면 담당자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