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18억달러 수주
2016년 1월…수주 '0'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지난달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이 업계 비수기에 속하지만 수주 ‘0’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3사는 지난달 수주실적을 한건도 올리지 못했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지난달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이 업계 비수기에 속하지만 수주 ‘0’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머스크가 지난해 하반기 구조 조정에 착수하는 등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급감한데다 저유가도 지속돼 LNG선 발주까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9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도 소폭의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모처럼 어닝쇼크를 면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1월 수주실적은 시장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선주사들이 올해 1월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지난해 미리 발주를 마친 탓도 있다. 그만큼 올해 일감이 줄어든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월 유조선 4척을 4억달러, 삼성중공업은 LNG선 2척을 4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등 10억달러 규모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3사는 수주 물량을 제때 인도해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2년간 조선업계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해양플랜트 수주잔고 줄이기가 영업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올해도 수주 목표량 채우기는 난항이 예상된다”며 “대형 조선사의 경우 2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탱커와 LPG선 발주는 올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1월 수주실적으로 낙담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석유(원유와 석유화학제품)의 수송수요가 늘었고 산유국들의 증가로 해상 운송거리가 길어지면서 석유제품 수송에 필요한 선박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와 중동국가들도 올해 중에 석유제품 순 수출이 예상돼 탱커 운임 상승을 이끌고 있어 탱커 선사들의 발주수요는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