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국내 유입 및 확산방지 위해 방역조치 강화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신생아에게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Zika)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방역당국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 방역당국은 2일 지카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방침을 내놓는 한편 중남미 지역 등 지카바이러스 발생국가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미디어펜=홍정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1일(제네바 현지시각) 지카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우리 방역당국도 지카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방침을 내놓는 한편 중남미 지역 등 지카바이러스 발생국가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다만, 국내에 환자가 유입된 사례가 없고 국내 매개모기의 활동이 없는 시기인 만큼 감염병 위기 경보수준은 ‘관심단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2일 오전 7시 40분 서울 모처에서 열린 ‘지카바이러스 관련 국내 상황평가 및 대책회의’에 참석해 “WHO에서 지카바이러스 확산사태를 국제보건 위기상황으로 선포한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검역강화와 지카바이러스의 위험상에 대한 홍보 및 감시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장관은 “해외여행객을 통해 국내유입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지만,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고 지카바이러스의 전염창구인 매개모기도 4월부터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인 만큼 발생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전문가 의견수렴과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카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인관과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에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산부로부터 태어난 신생아에게 소두증이 발되면서 지카바이러스와 소두증 간에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지카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항공· 여행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항공업계는 지카바이러스 감염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항공권 취소 수수료 면제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지난주부터 지카바이러스 감염으로 소두증 증상이 확산되고 있는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태국행 항공권을 소지한 임산부와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항공권 변경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남미 노선을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국토교통부와 질병관리본부의 협조 요청을 받아 기내 안전 방송을 통한 여행객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 외에 미국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등 외국항공사들도 지카 바이러스 지역을 여행하는 승객에게 무상으로 항공권 일정을 변경해주거나 환불해주고 있다.

여행업계 역시 현지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관련 기관과의 정보공유 등 여행 예방수칙을 강화하고 있다.

여행업계의 관계자는 “지카바이러스로 인한 예약취소는 아직까지 없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발견되면서 동남아 여행을 고민하는 고객문의가 1~2건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사람 간 전염은 이뤄지지 않고 감염자를 문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무는 2차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메르스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여행수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