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진출전략 다각화 필요…"정부지원 확대 절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올해 중국 경기둔화,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예상되면서 수출 주도 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이 큰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중국 등 주력시장은 물론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 올해 수출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성장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등이 꼽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이 어렵지만 잘 찾아보면 기존 주력시장은 물론 신흥시장에서 수출이 늘어날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브라질,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 4개국(브림스, BRIMs)에서 사상 최다 판매량을 달성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면서 신흥시장 내 성장 가능성에 산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한해동안 브라질 20만4664대, 러시아 16만1201대, 인도 47만6001대, 멕시코 2만6251대 등 브림스 4개국에서 전년 대비 3.3% 증가한 86만8117대를 판매했다.

이들 신흥 4개국 전체에서 팔린 차량 대수가 전년 대비 13.8% 감소한 818만7852대에 불과하는 등 극심한 시장 침체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브림스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2014년보다 2.3%포인트 오른 10.6%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이들 4개국에서 모두 주목할 만한 성과도 이뤄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18만1563대를 판매한 르노를 제치고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시장점유율도 2014년 7.1%에서 8.3%로 1.2%포인트 상승했다.

현지 전략형 소형차 HB20이 판매 호조세를 이끌었다. 2014년에 피아트 팔리오, 폴크스바겐 골프에 이어 3위였던 HB20은 지난해 17만4420대가 팔리면서 브라질 연간 승용차 판매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러시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두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16만1201대를 팔았다. 점유율은 전년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10.1%를 기록했다. 현지 전략형 소형차 쏠라리스는 11만5868대가 판매되며 러시아 업체 라다의 그란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인도에서는 47만6001대로 사상 최다 판매를 달성했는데,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5.7% 증가했으며 시장점유율은 16.2%에서 17.3%로 1.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멕시코에서는 현대차가 수입 브랜드 중 판매 1위를 차지하는 좋은 성과를 냈다. 현대차의 지난해 멕시코 판매는 2만6251대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시장점유율도 1.1%에서 1.9%로 0.8%포인트 올랐다.

   
▲ 제조공장에 머물러 있는 수출용 자동차. / 연합뉴스

국내 산업계는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이 신흥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제조업 육성정책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와 같은 단순 상품 수출에서 벗어나 우리 기업이 보유한 제조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제조·판매·연구개발(R&D) 등 제조업 가치사슬의 모든 분야에 걸친 전면적인 협력모델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중동, 러시아 등 산유국을 비롯해 제조업 기반이 약한 신흥국들은 제조업 육성 정책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러시아는 '2015 경제위기 대응계획'을 통해 제조업 육성에 나서고 있으며,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로 부상한 인도의 경우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앞세워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 제조업 중심지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란·쿠바 등 경제제재 해제시장, 미국 경기회복의 직접적인 수혜국인 멕시코 시장, 아세안 한류 시장, EU 기금으로 추진되는 동유럽 프로젝트 시장,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으로 확대되는 아시아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우리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는 소비재와 서부 내륙 진출, 미국·EU·아세안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이란, 쿠바 등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서는 경협 활동 지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올해 수출여건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으로, 수출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수출기업들이 신흥시장에 진출할 때 해당국의 정책정보 등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