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험사 매각 중국기업서 눈독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국내 보험시장에 중국 자본이 밀려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일부 보험사들이 매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보다는 중국시장에서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 일부 국내 보험사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기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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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매물로 나온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에 중국의 대표금융사들인 핑안보험그룹, 중신그룹, 푸싱그룹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안츠생명은 최근 새로운 CEO를 맞기도 했다. 10년가까이 한국인 대표를 고수해오던 알리안츠생명은 이번에 네덜란드 출신의 요스 라우어리어 최고운용책임자(COO)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매각 절차를 위한 적임자라는 포석에서 이같은 대표 교체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알리안츠생명 외에도 올해 PCA생명, ING생명, KDB생명 등의 매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이들 역시 중국시장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가 되는 것을 승인받았다. 이에 자산 총액 기준으로 국내 8위의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을 인수해 중국 자본으로는 최초로 한국 보험사를 인수, 운영하게 된 바있다.
 
이처럼 동양생명을 시작으로 보험시장에 중국 자본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매각이 거론되고 있는 일부 생명보험사에 대해 국내기업들은 크게 인수의지를 보이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흔히 이름을 알만한 웬만한 기업들은 다 보험사를 가지고 있는데다 이미 생보사를 보유하고 있는 곳의 경우 인수해봤자 사업구조가 겹치는 등 굳이 살만한 이유가 없다고 본다""더구나 현재 저금리, 저성장 기조 등으로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 현재 회사 운영도 힘든 상황에 투자할만큼의 여력도 안돼 관심이 있더라도 인수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중국그룹들의 경우 투자할 수 있는 자금력도 충분한데다가 국내기업 인수를 통해 선진화된 한국금융기법을 배우는데 용이하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관심을 갖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기업들을 보면 딱히 보험사에 한정해서라기보다는 업종을 막론해서 기술력을 한 번에 배우기는 힘드니 인수 등을 통해 기술력을 습득하려는 모습 등을 볼 수 있다""그러한 맥락에서 국내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한국의 금융기술을 더 빨리 습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외자계에서 변액보험을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와 보험상품 개발 경쟁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국내보험시장에 중국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진다면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전략이나 서비스, 상품 등을 선보이며 보험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다만 감독당국 등이 철저히 관리하겠지만 국내기업을 인수했을때 자금운용을 본토에서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철저하게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