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돕기 소득 분배 불평등 편가르기로 청년 선동·사실왜곡 많아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다시금 정치일선에 나섰다. 야당의 경제그루에서 사실상 현실 정치인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캠프에서 핵심역할을 했다. 안 후보가 졸지에 문재인 당시 새민련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하자 강단으로 돌아갔다.

3년이 지난 후에 다시금 그가 국민의당 공동대표인 안철수 돕기에 나섰다. 장 교수가 이번엔 안철수의 국민의당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토크콘서트등을 통해 안철수 대표를 돕고 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국민의 당을 창당을 주도하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는 열정이 넘치는 경제학자다. 캠퍼스에 안주하기보다는 현실정치에 깊숙이 개입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폴리페서이자 시민운동가이다. 90년대부터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지배구조를 개혁하기위해 소액주주 운동을 치열하게 벌였다.

삼성 SK 등 재벌오너들의 황제경영을 견제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지분 5% 미만의 대주주들이 그룹경영권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언론과 국민들의 그의 소액주주 운동에 박수를 쳤다. 그는 삼성전자 주총장에 참가해 당시 윤종룡 삼성전자 부회장과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언론은 그를 소액주주운동의 대부로 추켜 세웠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등과 함께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연합 등을 통해 재벌 지배구조 개선도 주도했다. 소위 신자유주의 소액주주 운동의 원조인 셈이다.

   
▲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다시금 정치일선에 나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정치권에 얼굴을 내민 장하성교수는 최근 젊은이들을 겨냥한 <왜 분노해야 하는가>라는 자극적인 책을 냈다. 분배의 실패가 한국의 불평등을 초래했으니, 청년들이 분노해야 한다고 부추겼다. /사진=연합뉴스

 
▲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다시금 정치일선에 나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정치권에 얼굴을 내민 장하성교수는 최근 젊은이들을 겨냥한 <왜 분노해야 하는가>라는 자극적인 책을 냈다. 분배의 실패가 한국의 불평등을 초래했으니, 청년들이 분노해야 한다고 부추겼다. /사진=연합뉴스

장 교수는 김상조 교수와 함께 재벌 저격수, 재벌 저승사자였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대기업들이 사외이사 확대,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를 잇따라 도입했다. 재벌들의 투명한 경영체제는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의해 더욱 강화됐다. 재벌들의 경영투명성 제고는 학계의 장하성 김상조 콤비와 외한위기 당시 금감위원장을 맡아 재벌 개혁을 주도한 이헌재가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장 교수의 소액주주운동은 어두운 그림자도 남겼다. 소액주주 운동이 기승을 부리면서 대기업들마다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들로부터 먹잇감이 되는 사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최태원 SK회장은 소버린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심각하게 시달렸다. 소버린은 2000년대 중반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에너지 지분을 대거 사들여 사사건건 경영간섭을 했다.

소버린은 결국 수천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KT&G 등 다른 대기업들도 외국의 ‘독수리들’로부터의 경영권 공격에 맞서 적지않은 실탄을 허비해야 했다. 소액주주의 권익은 증대됐지만, 대기업들은 인수합병에 취약해진 것. 장 교수는 직접 펀드 운용도 했다. 2006년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1300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펀드 이름은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GCGF). 아일랜드에 등록한 역외펀드였다. 여기에는 미국 버지니아대학과 조지타운대학재단, 하나금융지주 등 10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했다.

그의 목표는 잘못된 지배구조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기업주식을 취득한 후 해당기업에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는데 있었다. 그는 펀드 고문으로 활약했다. 장하성펀드는 재벌 지배구조 개선운동과 펀드를 결합시킨 새로운 방식의 시민운동이었다.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내걸었다. 실제로 장하성 펀드는 2006년 8월 태광산업 계열사인 대한화섬 주식 5.15%를 사들여 경영진을 대상으로 회계장부 열람, 주주제안 등의 활동을 벌였다.

화성산업 크라운제과 벽산건설 동원개발 삼양제넥스 성지건설 한국전기초자 대한제분의 지분을 매입했다. 장하성펀드는 신통치 않은 실적을 올렸다. 기대 이하였다. 2006년 투자를 시작한 후 2008년까지 장하성펀드의 매입시점 이후 주가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12.05%로 조사됐다. 기업에 훈수를 두던 교수에서, 시민운동가로, 다시 펀드투자자로 나섰지만 현실은 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훈수와 투자는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을 것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정치권에 얼굴을 내민 장하성 교수. 그는 최근 젊은이들을 겨냥한 자극적인 책을 냈다. <왜 분노해야 하는가>. 분배의 실패가 한국의 불평등을 초래했으니, 청년들이 분노해야 한다고 부추겼다. 생각없이 떠들어대는 젊은이들의 헬조선과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불거진 월가를 점령하라, 1%대 99%의 대결등과 오버랩된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와 겹친다.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의 에셀은 이 책에서 무관심이야 말로 최악의 태도이며 지금은 분노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장교수는 <왜 분노해야 하는가> 저서에서 분배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노동소득과 임금의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것. 재벌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커지면서 임금격차도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청년들이 분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업의 분배를 균형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실행방법으로 인턴제도 폐지, 노동시간 단축, 심지어 선행학습 사교육 금지 등을 내놓았다.

청년들이 궐기해야 임금 및 소득불평등이 개선된다고 선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국자본주의>라는 책을 출판했다. 반시장적 재벌과 대기업, 반시장적 정치권과 관료들로 인해 고용과 임금, 분배에서 3무 성장현상에 빠졌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했다. 기업 이익의 가계 배분을 늘리고, 임금 격차를 줄이자는 게 핵심 내용이다. 소득재분배 정책이 시급하다는 게 그의 제안이다.

장 교수가 4일 광주에서 국민의 당 안철수 및 천정배 공동대표와 가진 토크콘서트에서도 불평등 문제로 청년들이 분노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버니 샌더스를 거론했다. 사회민주주의자인 샌더스는 다소 과격한 사회주의적 분배와 형평을 강조하는 공약으로 미국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샌더스와 안철수가 같은 길을 간다는 점도 부각됐다.

장 교수는 한국의 청년들이 샌더스 지지자들처럼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행동과 분노의 촉매제는 편가르기다. 노무현 참여정부시절부터 본격화한 좌파들의 전매특허다. 경제성장의 성과를 누리는 20%와 나머지 소외된 80%로 나눴다. 80%가 반란을 일으켜야 하며, 청년들이 핵심적으로 기득권을 향해 짱돌을 들라는 것이다.

노무현은 1대99%로 나눠 계층갈등을 부추겼다. 그의 현실진단은 다음과 같다. 부가가치 소득의 불평등. 산업화시대엔 부가가치 소득의 72%가 국민의 삶으로 돌아갔다. 반면 지금은 11%로 줄어든 62%로 급락했다고 했다. 이런 현실을 개혁하기위해선 청년들이 대동단결하라는 요구다.

장 교수는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의 격차확대를 거론했다. 80년대엔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97%수준이었지만, 지금은 50~60%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일자리도 문제라고 했다. 과거인 10명 중 6명이 중소기업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10명중 8명이 중소기업에서 근무한다고 했다. 중소기업 근로자비중이 커진다는 것이다.

성장의 성과가 기업에게 지나치게 편중되고 있다는 진단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부자라고 했다. 그런데 부자인 기업들이 투자를 안하고, 저축을 한다고 비판했다. 재벌기업이 대다수인 100대기업이 모든 기업이익의 60%를 가져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100대기업이 고용은 4%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비중이 늘어난 것도 문제라고 했다. 비정규직 비율이 정부는 3분의 1, 노동계는 2분의 1로 보고 있다는 것. 비정규직이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청년들이 헬조선이라고 한탄만 하지 말고, 행동, 다시말해 투표에 참가해 현정부를 심판하라는 논지다. 청년들이 국민의 당에 표를 몰아 달라는 요구다.

장 교수의 연설내용은 그럴듯하다. 소득 및 임금불평등이 심화하니, 이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다분히 청년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될 수 있다. 그의 주장은 얼마나 타당한가. 현실적합성을 갖고 있는가? 그의 논리에는 상당한 허점이 있다. 부가가치 소득 중 국민의 부문이 감소했다는 것은 산업, 기업의 수와 외형이 급증하면서 일어난 자연스런 현상이다.

수십년전 한국의 기업이라고 해봐야 세계무대에서 명함을 내밀기 힘들었다. 매출과 수익 등의 모든 면에서 일본과 미국 유럽글로벌 기업에 비해 왜소했다. 30여년 후인 지금은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등 국내 간판기업들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200조원. 30년전 매출은 수조원대에 불과했다. 80년대엔 삼성의 가전도 조립수준에 불과했다. 반도체산업에 진출하면서 선발기업인 일본 미국기업의 견제에 밀려 그룹이 흔들거리기도 했다. 이익규모도 비교가 안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6조 원. 80년대 영업이익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대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이제 세계최고의 전자업체로 부상했다.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량은 세계1위를 차지한다. TV와 냉장고, 디스플레이 등에서도 세계1~2위를 달린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기아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조원대. 80년대엔 자동차산업에 진출한 후발주자로서 미국의 빅3와 일본 자동차업체들과의 싸움에서 존립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했다. 지금은 세계5대 메이커로 부상했다. 연간 800만대를 생산, 판매한다.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가 4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가운데)와 '위기의 대한민국, 공정성장으로 길을 찾다'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가 4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가운데)와 '위기의 대한민국, 공정성장으로 길을 찾다'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SK LG 등 다른 대기업들의 비약적인 성장도 마찬가지다. 경제의 부가가치에서 대기업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런 것이다. 기업의 수익이 커져야 투자여력이 높아지고, 고용 및 임금여력도 커진다. 장교수는 단순히 국민들의 부가가치가 하락했다고 했다. 경제 및 산업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이 대기업의 90%대에서 50~60%로 하락했다는 논리도 문제가 많다. 지난 30년간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생겨나면서 임금수준도 높아졌다. 미국의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전자도 애플수준의 급여를 제공해야 경쟁력이 유지된다. 반도체 및 스마트폰 분야 연구개발핵심 인력을 모셔 오려면 파격적인 급여를 줘야 한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인도 중국 등 전세계의 S급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커지는데는 기득권 정규직의 이기주의 때문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귀족노조는 평균연봉 1억 원선이다. 자동차 조선 철강 화학 금융 등의 노조원을 가진 양대노총은 생산성에 비해 더 높은 임금을 향유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근로자의 10%도 안된다. 이들 소수 귀족노조가 강고한 정규직을 유지하면서 비정규직 채용을 힘들게 하고 있다. 정규직에 과도한 보호와 임금퍼주기가 되레 청년일자리의 창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정규직 기득권이 비정규직의 설움과 한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장 교수가 대-중기임금격차 문제를 대기업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일면적이다. 귀족노조에 대해 쓴소리를 해야 한다. 귀족노조가 양보해야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민노총과 한노총의 귀족노조가 철밥통이 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기피한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오히려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청년들에게 귀족노조를 향해 짱돌을 들라고 선동해야 한다.

실제로 북유럽 등에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이 없다. 파트타임으로 일해도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불가능하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질수록 고용률도 증가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율이 70%가 넘는 OECD국가들을 보면 대부분 파견규제가 없다. 선진국 가운데 프랑스만이 우리보다 낮다. 이는 파견제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고용률이 79.8%, 74.9%인 스위스, 스웨덴의 경우 파견규제 지수가 1.50, 1.58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의 고용률은 64.2%로 나타났다. 파견규제 지수는 4.33으로 OECD 15개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의 고용시장 유연성은 세계최하위권이다. 이러니 신규 일자리창출이 어렵다. 박근혜대통령이 달성하려고 하는 고용률은 70%. 고용률 70% 달성은 귀족노조 및 야당의 노동개혁 반대에 막혀 어려워지고 있다.

노동개혁법은 청년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늘려주기 위한 것이다. 중장년세대의 재취업도 촉진시키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야당과 귀족노조는 노동개혁이 비정규직만 양산한다며 한사코 발목을 잡고 있다. 기간제법의 경우 현행 고용제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정규직들은 현행 고용기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되면 취업이 상대적으로 증가한다면서 반기고 있다.

귀족노조는 비정규직 걱정을 하면서 정작 이들의 고용안정을 가로막고 있다. 원론적으론 정규직이 증가하는 것이 바림직하다. 기업은 경영부심이 심하다. 호황과 불황을 오간다. 호황 땐 정규직을 늘려도 괜찮다. 불황 땐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인력조정을 못하면 도산할 수 있다. 임직원 모두가 거리에 내쫓길 수 있다. 기업으로선 호황과 불황 사이클을 염두에 두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운용하고 있다. 이를 무시한채 모두를 정규직으로 하라는 것은 경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100대 기업이 기업이익의 60%를 가져간다고 비판했다. 대기업들이 투자는 안하고 저축만 한다고 매도했다. 고용률은 4%에 불과하다고 했다. 장 교수 주장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 그의 주장에는 대기업들이 이익을 투자와 일자리창출에 쓰지 않고, 내부유보에만 치중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26조원, 12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전자만의 영업이익이 30대그룹 계열사 영업이익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것도 현실이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국내기업들의 이익 대부분을 가져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세계최고수준의 혁신과 경쟁력, 신제품을 바탕으로 세계경제올림픽에서 승릴한 대가로 얻는 성과물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선진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전보를 올린 것이어서 값진 것이다. 장 교수는 대기업들의 이익 편중을 탓할 게 아니다. 우리나라도 일본 독일처럼 히든챔피언을 잇따라 탄생시켜 대기업 못지않은 이익을 올리도록 해야 한다. 그럴려면 각종 규제를 허물고,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 및 경영권 승계를 원활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경영권 승계의 경우 우리나라의 규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일본과 독일은 가업을 10년 이상 장기간 유지할 경우 상속제를 대폭 면제해 준다. 우리도 중소기업 상속세 감면을 위한 법안을 만들었지만,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 박 대통령도 3일 반월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소기업진흥법이 국회에서 2년이나 방치돼 있다고 개탄했다.

중소기업진흥법은 명문 장수기업의 가업상속 공제 한도를 현행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대폭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독일과 일본의 히든챔피언들은 50년,100년 등의 장수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우리도 이런 장수기업을 유지 발전시키려면 가업상속규제를 대폭 풀어줘야 한다. 장교수는 말로만 중소기업 문제점을 지적하지 말고, 이런 실질적인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 투자를 하지 않고, 저축만 한다는 논리도 한참 잘못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551조원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사내유보금만 169조원으로 전체상장사(1835개사)의 20%를 차지했다. 반면 30대 기업들의 투자는 2008년 57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62조8000억원으로 9.7% 늘어났다. 김현미의원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박근혜정부 들어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야당과 좌파들의 단골메뉴다. 사내유보금은 기업들이 금고에 그냥 쌓아두는 것이 아니다. 장 교수는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선동성 발언으로 청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기업들의 사내유보금 중 대부분은 재투자된다. 공장 기계설비 토지 등에 이미 투자된 것들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2년 기준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 442조 원 중 현금성 자산은 15%에 그쳤다. 사내유보금을 확보해 두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다. 차입금 상환과 생산설비 운영, 신수종 사업 실탄확보 등을 위해 곳간에 남겨둬야 한다. 삼성전자의 사내유보금이 많다고 하지만, 경쟁사인 애플에 비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애플과 스마트폰을 둘러싼 글로벌 전쟁을 벌이기위해 삼성전자로선 실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이런 특성을 모르고 대기업들이 사내유보금을 쌓아둔다고 비난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에 불과하다. 일반가계도 온갖 쓸 데를 대비해서 저축을 한다. 저축이 없으면 가계가 자녀등록금과 전세금 마련, 부모님 병간호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

장 교수가 기업 사내유보금의 실체를 잘 알텐데도, 대기업을 매도한 것은 무척 유감이다. 진실을 알리지 않고, 일면적 내용으로 청년들의 반기업정서를 부채질하기 때문이다. 장교수는 청년들에게 분노하라고 하기에 앞서 분노의 이유와 대상을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진실을 외면한 채 편협한 이데올로기와 시각으로 청년들에게 짱돌을 들라고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0대그룹의 고용도 크지 않다는 주장도 궤변이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학과 특임교수에 따르면 30대그룹의 임직원은 106만명으로 직원가족및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100만명정도 된다. 삼성 현대차 등 30대그룹은 이미 1000만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의 핵심 중산층들이다.


30대재벌의 이익이 늘어나면 이들의 소득과 자산도 비례해서 증가한다.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책임지는 30대그룹에 대해 낮은 고용운운하며 매도하는 것은 편견이요, 외눈박이로 비판받을 수 있다. 장교수는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부채질하지 말아야 한다. 장교수가 그렇게 소득불균형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대기업을 더욱 키우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황금알을 낳은 대기업에 대한 선동적인 때리기는 하등 도움이 안된다.

학생들의 존경을 받는 중견 경제학자라면 진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그의 인기에는 상당한 거품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청년들에게 분노하라고 유도한다면, 나도 청년들에게 장 교수에게 분노하라고 선동하겠다. 장 교수 주장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분노하라고 말이다. 장교수마저 왜곡과 혹세무민의 정치선전전의 최일선을 뛰는 것 같아 씁쓸하다.

청년들의 헬조선 주장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세계10대 경제강국에서 선진국형 삶을 살고 있다.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강국으로 탈바꿈한 한국에서 사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동남아와 개도국 젊은들은 한국 청년들을 부러워한다. 우리 청년들은 사회에 대해 무조건 불만과 불평만 하지 말고, 자율 자조 책임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해야 한다.

인생에는 공짜가 없다. 땀과 눈물 희생 책임이 따른다. 건국이후 산업화 시대 모든 선배들과 조상들은 흑수저였다. 흑수저중에서 정주영 등은 혁신과 창의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금수저가 됐다. 대한민국은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공신화를 창조할 수 있다. 장교수는 불평 불만을 무기로 한 선동 대신 젊은이들에게 땀과 열정 책임 자조 자율 등 건전한 가치관을 가르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은 경제민주화 미명하에 분배와 결과적 형평등만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임금 소득격차 해소는 기업들이 많아져야 가능하다. 일류기업들을 더욱 탄생시켜야 한다. 그럴려면 기업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야당의 정책은 기업들이 커가고, 혁신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장교수는 국민의당부터 혁신하도록 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대전에서 한국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젊은이들을 감상적으로 위로하지 말아야 한다. 젊은이들 진정 필요한 것을 가르쳐야 한다. /이서영기자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