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범 52일만에 안정화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은17일 오후 2시 과천청사 2동 4층 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난 2월 25일이후52일만에 방통위가 제자리를 찾게 됐다.

다음은 이경재 위원장의 취임사 전문.


취 임 사

존경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님들과 직원 여러분!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계철 (前) 위원장님께서 제게 말씀하시길
‘방통위에 처음 오셨을 때
15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 간 기분’이었다고
하셨는데 그 마음이 지금 이해가 됩니다.
저도 방통위 전신인 공보처 출신이기 때문에
저 또한 고향에 돌아온 듯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첫 인사를 드리는 자리인 만큼
앞으로 우리가 함께 일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제가 평소에,
그리고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했던 생각을
여러분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지난 정부조직개편 과정은
주로 미래부가 주목을 받고
우리 방통위는 마지못해 남는 모양새였기 때문에,
미래부에 가지 못한 사람들이
방통위에 남았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위원장으로 내정된 후
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해 업무 파악을 하면서
‘열정과 자부심이 넘치는, 유능한 직원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을
잘 키워나간다면
방통위가 작지만 국가를 위해 큰 역할을 하는 조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참 기뻤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여러분!
지금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해야할
몇 가지 현안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정부조직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방통위의 기본 임무는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는
언론의 자유, 방송의 공정성,
그리고 국민의 품위를 높이는 공익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국회에서도 방송의 공정성 확보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재빠른 산업화를 도와주는 임무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재송신 문제는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담보로
협상을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단말기 보조금 문제를 지켜보면서
이제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체제로 가야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소관 실 국에서는 이러한 현안에 대해
존경하는 우리 상임위원님들과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검토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안을 검토할 때 흔히 빠지기 쉬운 오류가 있습니다.
바로 부처 이기주의입니다.
방통위와 미래부는 부처의 벽을 허무는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는 항상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점을 명심해주시기 바랍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훌륭한 방통위 직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미래의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을 확신하면서
이를 위한 몇 가지 자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실력, Competence 입니다.
학벌, 출신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실력이란
일의 우선순위를 잘 정하는 것입니다.
가령 컵에 자갈과 모래, 물을 넣을 때
어떤 순서로 넣어야 모두 담으면서도
더 많이 담을 수 있을까요
브리핑 능력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준비를 잘 해도
상대에게 그 내용을 쉽고 간명하게 전달할 수 없다면
일을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느낀 것은
보고서 대부분이 구태의연한 관료적 어투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인격, Character 입니다.
성경에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라는
말씀도 있듯이 실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게 되지만
늘 “나중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자문하면서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도 언젠가 청문회 앞에 설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성실하게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헌신, Commitment 입니다.
삶의 목표를 정하고 이에 집중하는 자세입니다.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헌신적으로 열심히 일하면
자연스럽게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하는 목표가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기에
자신의 업무 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적 봉사활동도 함께 해야 합니다.
국민을 위해, 방통위를 위해,
그리고 여러분 개인 스스로를 위해
이 세 가지(3C - Competence, Character, Commitment) 역량을
쌓아 가도록 노력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여러분!
수개월에 걸친 조직개편 과정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청문회 준비와 청사 이전 등
방통위의 새 출발을 위해 수고해주신 것에 대해
더욱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방통위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선에 섰습니다.
심기일전하여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 방통위 상임위원님들과 직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