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실적악화 대책 구상…미래설계 집중

[미디어펜=김세헌기자] 대기업 총수 상당수는 올해 설 연휴 때 대부분 자택에 머물며 차분하게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계속되는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데다, 저유가와 신흥국 침체 등으로 경영악화가 예고되면서 올 상반기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대기업 총수 대부분은 올해 설을 맞아 자택에서 쉬면서 올 상반기 사업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미디어펜 자료사진

5일 재계에 따르면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설 연휴에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문다.

아울러 부친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을 왕래하며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특별한 계획 없이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상반기 전략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과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상반기 사업목표와 투자계획에 대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저유가 지속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변수가 커지고 있어 올해 전 세계 목표 813만대 달성을 이룰 수 있도록 점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81조원 투자를 밝힌 바 있어 올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신성장 동력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설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한남동 자택에서 경영 구상에 매진한다. 특별한 대외활동 없이 휴식을 취하며 상반기 그룹의 경영전략 등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최근 열린 LG그룹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장기 저성장 시대를 대비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연휴 기간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변화와 혁신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주력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사업, 특히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은 집중 육성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뜻을 강조해왔다고 LG그룹 측은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에도 싱반기와 전략 구상과 함께 업무를 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날 오랜 수감생활로 인해 침체됐던 그룹의 주요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데다, 세계 경기 침체로 SK 계열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만큼 향후 타개책과 더불어 올해 투자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 회장은 지난해 SK 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밝혔다면 올해는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을 선정한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면담과 관련 세션에 참석한 바 있어 설 연휴 동안 이를 구체화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명절 기간 가회동 자택에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은 최근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통해 올해 65조7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3조4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51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설 연휴를 한가롭게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별다른 외부일정 없이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만, 상장 작업에 집중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차례를 지낸 뒤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며 경영구상에 전념할 예정이다. GS그룹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GS칼텍스의 상반기 실적 향상을 위한 방안 모색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설 연휴에 개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그룹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계열사에 대한 경영 내실화 방안을 찾는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실적 악화로 유동성 위기 소문까지 퍼져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MBK파트너스가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 부분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자금 해결에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대신 자택에서 가족과 차례를 지내며 휴식과 경영 전략 구상을 병행하는 등 상반기 도약을 착실히 준비할 예정이다.

반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고 재상고를 진행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번에도 병원에서 명절을 맞는다. 신장 이식수술 합병증 등으로 구속집행 정지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이 회장은 현재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상당수 대기업 총수가 집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지만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 구상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만큼 마냥 느긋한 명절을 보내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화하는 세계 경기 침체 탓에 일부 대기업 총수는 연휴 기간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예년보다 바쁜 설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