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한 탑승문화 '노쇼'에 항공사  골치거리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해 3월, 홍콩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가 이륙 1시간여 만에 홍콩으로 긴급 회항했다. 김모씨(30세)가 친구 박모씨(30세)의 아시아나항공 탑승권으로 바꿔 탑승한 것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김씨가 바꿔 부친 짐이 폭발물 등 위험한 물건일 우려가 있어 긴급 회항했다. 이로 인해 승객 258명 전원이 일정을 변경해야 했으며, 항공사 역시 탑승객의 비용지불과 유류비 등의 손해를 봤다.

   
▲ 일부 승객들의 미성숙한 탑승문화로 인해 항공사가 멍들고 있다./미디어펜
이 항공기에 탑승했던 이모씨(35)는 “한 사람의 분별없는 행동으로 인해 탑승객 모두가 일정을 변경하는 등 피해를 봤다”며 “자신의 무분별할 행동으로 인해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 점은 아랑곳하지 않고 항공사가 항공권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아시아나항공이 박씨와 김씨를 상대로 6190만원을 물어내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두 사람이 함께 2500만원을 지급할 것을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일부 승객들의 미성숙한 탑승문화로 인해 항공사가 멍들고 있다. ‘이 정도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행동이 큰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항공업계에서의 최대 골칫거리 중에 하나인 ‘노쇼(No-show·예약 부도)’도 이에 속한다. 예약해놓고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뜻하는 노쇼는 최근 레스토랑 등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원래는 항공업계에서 시작된 용어였다. 업계용어로 등장할 정도로 노쇼로 인해 항공사가 겪는 피해는 상당하다.

아시아나항공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선 하루 평균 공급석(1만8297석) 가운데  평균 노쇼 승객은 1372명이다. 국제선의 경우 하루 평균 공급석 4만4108석 가운데 평균 1984명이 예약을 하고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주노선의 경우, 하루 평균 공급석(4071석) 가운데 183명이 노쇼승객이다. 미주노선 평균 항공권 가격이 약 150만원임을 감안하면 1일 평균 손실액은 약2억7450만원에 이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선결제 및 위약금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노쇼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아직까지 노쇼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것 같다”며 “예약부도는 항공사의 피해는 물론 다른 승객들의 기회를 뺏는 행위이므로 하루 빨리 올바른 탑승문화가 저변에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