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로 양극화 현상 뚜렷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설 선물세트 구매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실속형’ 선물세트가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설 선물세트 구매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신세계백화점
8일 업계에 따르면, 저렴한 상품을 찾는 구매 경향이 두드러지는 전자상거래에서는 지갑사정을 고려한 실속형 선물세트가 잘 팔려나갔다. 티몬이 지난달 20일부터 10일까지 팔린 설 선물세트 매출을 분석한 결과, 1만원 이하 상품 비중이 28%로 지난해 같은 행사 때보다 13%포인트 늘었다.

1만원 이하 대표 품목으로는 샴푸·비누·치약 등 생활용품이 많이 판매됐다. 1만~2만원대 상품의 매출 비중도 36% 수준으로, 2만원대 이하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신세계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판매는 전년대비 6.5% 신장했다. 10만 원대 한우와 굴비, 8만 원대 과일세트의 경우 15% 이상 판매가 늘었으며, 75만원짜리 프리미엄 굴비도 32%가량 판매율이 증가했다.

명절선물은 시대의 경기상황을 반영하며 트렌드에 따라 변해왔다. 신세계백화점이 2014년 발표한 ‘명절 인기선물 변천사’에 따르면, 1950년대는 6·25전쟁 이후 굶주림에 시달리던 시대상황을 반영, 밀가루나 쌀·계란·참기름·찹쌀·돼지고기 등 먹거리가 최고의 선물이었다.

1960년대는 설탕·비누·조미료 등 생필품 등이 인기를 끌었다. 제일제당 설탕, 천광유지 밍크비누 등이 대표적이다. 백화점들은 이 무렵부터 신문광고를 싣거나, 전단을 만들어 명절 판촉행사를 하기 시작했다.

산업화가 본격화된 1970년대에는 생활이 풍족해지면서 술, 커피세트 등 선물의 범위도 기호품으로 넓어지기 시작했다. 가격대는 3000원~5000원내외였다. 텔레비전이나 전자보온밥통,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도 선물세트로 한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1980년대 들어 대중화 되면서 오래 가지 못했다.

1980년대에는 보다 고급스러워지고 다양해 졌다. 넥타이·스카프·지갑 등 패션잡화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가장 대중적인 선물세트로 정육세트와 고급과일, 참치 통조림 등이 손꼽혔다.

1990년대에는 인삼이나 꿀 등 건강기호식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도서상품권이나 상품권도 선호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고가제품과 실속형 제품으로 소비자 선호가 갈리기 시작했다. 선물 사는 곳이 백화점과 할인점 등으로 둘러 나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