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테마주에 성급히 편승하기보다 실적 등 펀더멘털을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연초부터 중국 증시가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승승장구했던 중국 테마주도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테마에 성급히 편승하기보다 실적 등 펀더멘털을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중국발 호재는 단연 주가상승세로 이어졌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투자경고 종목 중 11.5%가 중국 관련 테마주였다. ‘중국’자만 붙으면 주가가 올라가는 기현상이 펼쳐졌다.

중국 테마주로 이름을 떨쳤던 뉴프라이드의 경우 지난해 초 556원이었던 주가가 같은 해 10월 14일 장중 2만13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10개월여 만에 주가가 무려 40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뉴프라이드는 중국 중원복탑 면세점과 연길 완다그룹 서울의 거리 사업 등으로 중국 테마주의 바람을 일으켰다.

화장품주 역시 중국 테마주로 이름을 떨쳤다. 지난해 1월 2일 4510원에 불과했던 한국화장품의 주가는 지난해 4월 28일 2만200원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 유통사업 진출과 왕강 중국석유생활망(CNPCLIFE) 회장으로 부터 투자유치 기대감을 받았던 씨엘인터내셔널(옛 네오이녹스엔모크스)의 주가는 지난해 초 1655원에서 같은 해 11월 16일 782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연초부터 중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중국 관련주도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1월 4일 8280원이었던 뉴프라이드의 주가는 중국 증시 한파에 6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52주 고가에 비하면 주가가 3분의 1토막 난 것이다.

씨엘인터내셔널의 주가도 올해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중국석유생활망(과 122억원 규모의 화장품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반짝 상한가를 기록하긴 했지만 아직 3000원대 주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 사업과 사후면세점 설립, 갤러리 오픈 등을 주도했던 박종희 전 대표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힘을 잃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1~12월 보유지분 5.47% 중 4.43%를 매도해 현재 1.04%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대표직에서도 내려온 상태다.

다만, 지난해말 사내이사로 선임된 왕강 회장의 투자와 인수 가능성은 기대해 볼만하다. 씨엘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지분은 낮지만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왕강 회장이 투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남방그룹 소속 계열사인 제남칭지오토바이유한회사와 합자기업을 설립하키로 했다는 소식에 지난해 12월21일 1770원을 찍었던 KR모터스의 주가는 1100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 면세점 사업 진출에 나란히 강세를 보였던 씨엔플러스와 엔에스브이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씨엔플러스는 중국 중경 성명 상업관리 유한회사와 충칭에 4만평 규모의 면세점과 보세점 운영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지난해 12월 9일 2만79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반토막났다.

엔에스브이도 중국 증시의 폭락에도 최대주주가 된 북경면세점사업단이 중국 항저우 시내 면세점 운영 독점권을 따냈다는 소식에 지난달 14일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으나 경영권 분쟁 등으로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중국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협의 중이라는 소식에 지난해 11~12월 급등세를 펼쳤던 바른전자 등도 최근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임세종 대표와 안민철 부사장이 중국 투자유치 기대감이 커지자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해 지분을 처분해 거액의 차익을 챙기면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기업의 주가도 타격을 입고 있다. LCD 및 반도체 장비부품 제조업체 위지트는 지난해 중국 시장 매출이 2014년에 비해 45% 증가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위지트는 올해도 중국 시장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당분간 주가가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지트는 지난해 말 차디오스텍의 최대주주인 다빈치 1호 투자조합에 35억원을 투자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위지트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7억원에 불과하다. 한 해 영업이익 대부분을 다른 회사에 투자한 것이다.

위지트는 지난해 최대주주 제이에스아이코리아의 특별관계자 김문수·김상우 부자를 상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현물출자)를 통해 주식 스왑을 추진했다가 법원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김상우 위지트 대표의 에이치바이온 주식 떠넘기기가 실패한 것이다. 김 대표 부자의 얄팍한 술수는 위지트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둔화 우려로 중국 증시가 올해 강한 반등세를 보이기 어려운 만큼 국내 증시나 기업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도 이전에 비해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