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통신 상담은 24시간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업무 자체가 다이내믹하다. 최전방에서 고객을 만나는 만큼 책임감이 무겁다.”

최전방이라는 표현만으로도 이동통신 상담사의 고충이 느껴졌다. 지난 5일 고객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설 연휴에도 고군분투하는 이동통신 상담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고객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설 연휴에도 고군분투하는 이동통신 상담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 상담업무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 예상했던 것과 실제업무의 차이는 무엇인지?

업무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소속회사와 보험업체가 체결했던 계약이 종료되고 새롭게 통신업체와 계약했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이동통신 쪽은 워낙 힘들다고 조언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예상은 했지만 변동사항도 많고 정해진 매뉴얼도 딱히 없어 어려운 점이 있다.

업무 중에 있었던 일명 ‘진상’ 고객들 사례를 떠올려보자면?

가장 괴로운 고객은 업무와 상관없는 얘기들을 하루 종일 늘어놓으며 다른 전화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피해를 주는 경우다. 주로 어르신들이 많은데 교통사고를 당해서 아프다, 오늘 일진이 사납다 등 상담원을 말동무삼아 본인 이야기를 한다.

114를 누르면 고객센터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종종 전화번호 안내 114로 착각해서 동네 중국음식점을 연결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동통신 상담센터라고 설명을 해도 무조건 연결하라고 윽박질러 직접 검색해서 연결한 적도 있다.

다짜고짜 반말하는 고객부터 데이터요금이 오버됐을 때 “아이가 실수로 한 것이니 요금을 내지 못하겠다”,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 ”남은 단말기 요금을 내지 못하겠다”고 배짱 부리는 고객들도 있다.

IPTV 사용요금을 문의하면서 내가 뭘 이용했는지 목록을 불러달라며 낯 뜨거운 성인영화 제목을 얘기해주길 원하는 고객도 있었다. 요즘은 고객센터별로 상담사 인권존중이 강화돼 업무와 상관없는 성적인 언급이나 욕설을 하는 악성민원은 제재할 수 있다.

반대로 고마운 고객들이 있다면?

진상 고객도 많지만 요즘은 상담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 젠틀한 고객들도 많다. 전화를 받았을 때는 “수고 많으십니다” 끊을 때는 “친절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넨다.

센터마다 다르지만 고객멘트 중에 ‘친절’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관리자 확인을 거쳐 상담사에게 잠깐 휴식을 준다든지 포인트가 쌓인다든지 혜택이 있어 더욱 고맙다.

명절이나 연휴에 어떤 문의가 가장 많은지?

통신사는 365일 쉬는 날 없이 돌아간다. 딱히 명절이라고 바쁘지는 않다. 오히려 명절이 지나면 통화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명절 때 받은 스트레스를 상담사에 푸는 고객들도 있다.

노는 날이 길면 꼭 사고가 난다. 스키시즌에도 핸드폰 분실사고가 급증했다. 명절에도 고향을 찾아 이동하거나 여행을 가는 고객들이 늘어 분실신고 문의가 많다.

가장 바쁜 시간, 기간이 있다면?

타 센터는 바쁜시즌이 정해져있는 편이다. 하지만 통신사는 항상 바쁘다. 특히 고객요금이 빠져나가는 월말에는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고객들에게 부탁의 말은?

고객들이 이걸 알았으면 좋겠다. 계약하기 전에 본인 요금제, 단말기 할부금 약정이 몇 개월인지, 얼마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걸 알아야 돈이 왜, 얼마나 빠져나갔는지 알 수 있다. 계약당시에 못 들었다고 민원을 제기하지만 계약서에 본인 싸인이 남아있어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일을 하며 보람을 느낄 때는?

업무는 힘들지만 고객들이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에 피로가 풀릴 때가 있다. 나로 인해 고객들이 불편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과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