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는 위축, 전세 강세는 ‘닮은꼴’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2014년 말부터 9.1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표면적으로 들어나면서 설 연휴 이후 기주택 시장과 함께 분양시장까지 함께 분위기가 살아났다.

   
▲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506건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0%가까이 줄어들었다. 일일 평균 매매 거래량 역시 220건에서 177건으로 감소한 가운데 전세거래량도 함께 줄어들면서 시장에 한기가 가득하다./자료제공=부동산114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이후 서울 및 경기·인천 수도권의 매매가 상승률은 각각 0.35%, 0.32%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서초(0.86%) ▲강동(0.78%) ▲강남(0.48%) ▲송파(0.47%) 등 재건축사업을 앞둔 지역이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2006년 이후 1월 최대 거래량을 기록한 6566건으로 집계됐다.

전세시장 가격 오름세는 매매시장보다 매서웠다. 지난해 설 연휴 이후 전세가 상승률은 서울 1.63%, 경기·인천 0.84%, 신도시 0.56% 순으로 모두 올랐다.

당시 이러한 가격 상승은 집값이 크게 오르진 않아도 저금리와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했다. 특히 재건축발 이주, 봄 이사철 수요증가 등 요소가 맞물려 작용하면서 시장에 온기가 가득했다.

그러나 올 설 연휴 이후는 분위기가 전혀 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시작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506건으로 지난해 비해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전통적인 시장 비수기로 거래가 감소한 가운데 기대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더욱 수치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에는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설 연휴 이후 온기가 돌았지만 올해는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기대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관망세가 1분기 내내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기주택 시장이 얼어붙게 될 경우 집값 상승폭이 둔화로 이어져 기대심리가 떨어지면서 ‘거래절벽’ 상태가 되는 것이다.

더욱이 서울의 경우 공급량은 여전히 절대부족에 가까워 올해도 전세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주택자들도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집을 사기보다는 기존의 전세 주거지에서 집주인과 재계약을 하거나 준전세 등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매물이 씨가 마른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보다는 전세대란이 극히 드물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도시 등 경기지역의 입주물량이 늘어나고 최근 전세 가격 상승분만큼을 월세로 돌리는 '준전세' 형태의 임대 거래가 증가하고 있어 전세 불안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