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극복위한 주유소의 이유있는 변신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유가하락 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주유소들이 ‘이유 있는’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기름만 채우는 곳이 아닌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 커피 전문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입점시킴으로써 고객편의에 초점을 둔 복합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 유가하락 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주유소들이 ‘이유 있는’ 변신을 꾀하고 있다./ SK에너지 양평주유소
복합주유소는 설계단계부터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과 같은 유통 소매점 입점을 고려해 개발한 신개념 주유소다. 정유업계가 복합주유소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이 수년째 포화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임대수익을 통해 만성적인 경영난에서 벗어나겠다는 ‘양공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0년 복합주유소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SK이노베이션은 복합주유소 컨설팅팀 운영을 통해 복합주유소 운영을 원하는 일반주유소 운영자를 대상으로 건설과 디자인, 입점 업체 선정 등을 도와주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국에 64개의 복합주유소를 운영 중이다. 최근엔 편의시설 입점에서 한발 나아가 건물 증축을 통한 사무실, 매장 임대 등도 강화하는 추세다.

'기름 넣으러 왔다가 세탁하고 가지요' 수익창출 기대이상

편의시설이 접목된 복합주유소의 수익창출 효과는 기대이상이다. SK이노베이션의 복합주유소의 경우 월 평균 기름 판매량은 31만 리터로 일반주유소 판매량에 비해 30%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월 영등포구 양평동에 문을 연 ‘양평주유소’는 1~2층에 맥도날드, 패션 아울렛, 피자스토어가 입점해 있으며 3~5층에는 일반 사무실로 임대 중이다. 양평주유소의 월 임대 수익료는 1억원에 육박한다. 기름판매량 역시 리모델링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있는 에쓰오일 ‘경일 주유소’는 세탁편의점(크린토피아)를 접목시켜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넥타이 부대를 겨냥한 편의시설 접목은 곧장 매출상승으로 이어졌다. 기름을 넣으면서 세탁소를 이용하는 고객은 하루 평균 30여명에 이른다.

GS칼텍스는 지난 2001년부터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과 제휴해 현재 50여개의 복합주유소를 운영 중이다. 이 중엔 편의점 GS25를 도입함으로써 그룹사간 시너지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이 수년째 포화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주유소 경영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복합주유소의 등장은 이 같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임대수익까지 얻을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