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엔화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약 2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11일 KEB하나은행이 고시한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11시28분 현재 100엔당 1060.11원으로, 전거래일(5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35.82원 올랐다.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1060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3월 3일(1061.11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를 비교한 재정환율로 두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따진다.

엔화는 최근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달러화에 견줘 급격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 방침을 밝힌 지난달 29일 달러당 121.14엔에서 이달 10일 114.37엔으로 급락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 비관적 경제 전망이 퍼지면서 일본의 주가는 폭락한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에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 전환으로 엔화 약세를 도모하려던 일본은행의 의도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상 지연을 시사하면서 추가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12엔 후반대로, 113엔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뜻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엔고(円高)로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인 한국 수출기업은 다소 숨통이 트일 여지가 생겼다.

그러나 엔고가 초래된 배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최근 엔화 강세가 한국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지는 속단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정선 KEB하나은행 연구원은 "국내 수출기업들이 그동안 우려했던 엔화 약세가 수그러들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엔화 강세가 결국 글로벌 수요 감소에 의해 촉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수출기업에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