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현대판 작품

손예진이 주연한 KBS 드라마 ‘상어’가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뒤마의 명작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백작’도 관객들의 호응도가 높다. 드라마와 뮤지컬, 두 작품은 사실 상당히 닮았다. 정확히 말하면, 상어 작품은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현대판 복수극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매우 뛰어난 스토리 전개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상당하다.

뒤마의 고전, 몬테크리스토 백작(그리스도 섬 백작)은 나폴레옹의 반역과 관련해 누명을 쓴 선원 ‘에드몽’이 14년간 그리스도 섬(몬테 크리스토)에 복역하다가, 그곳에서 만난 신부와 함께 탈출을 시도했으나 신부가 갑작스럽게 죽게 되고 탈출이 물거품이 된 극적인 절망 속에, 신부의 시체가 담긴 자루속에 들어가 극적으로 탈출한 후 ‘몬테 크리스토’에 묻힌 보물을 캐낸 후, ‘몽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완벽하게 부활하여 에드몽에게 행한 대로 심판과 축복을 한다는 내용이다.

상어도 그렇다. 사건은 12년 전이다. 한이수(김남길)가 주인공이다. 가야 호텔 그룹 회장에 대한 비밀 문서를 폭로할 예정이었던 어떤 인물의 갑작스런 죽음, 그리고 한이수의 아버지까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한이수가 그 비밀 문서를 찾게 되는데, 그 순간 덤프트럭에 깔려 죽음을 맞게 되고, 가야호텔의 원수인 자이언트 호텔 사장에 의해 구출된 후, 얼굴까지 완벽히 성형수술을 하게 된다. 새로운 사람이 된 것이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도 아무도 에드몽인 줄 모르듯, 상어에서도 ‘한이수’인 것을 누구도 모른다.

상어 드라마가 직장의 신(김혜수 주연)의 바톤을 이어받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좌측에서) 김남길 (한이수 역) 손예진 (조해우 역)
▲상어 드라마가 직장의 신(김혜수 주연)의 바톤을 이어받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좌측에서) 김남길 (한이수 역) 손예진 (조해우 역)

오랜만에 KBS 드라마가 저작권 시비에 휘말리지 않는 창조성 높은 작품을 선보인 것 같다. 아이리스는 작품성이 뛰어났지만, 여전히 저작권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후지산은 태양이 뜨지 않는다’ 작품과 너무 많은 부분에서 비슷했기 때문이다.

상어는 다르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영감을 얻어, 상어 작품은 ‘주인공의 죽음과 주인공의 부활’의 두 장면을 한국적으로 밀도깊게 재해석하고 있다. 모방과 창조의 톱니바퀴로서 ‘상어’는 성공적 작품으로 평가받을 만 하다.

얼마전, 호암상 시상식에서 신경숙 작가는 “40년이 된 독수리가 30년을 더 살기 위해서는 독수리의 옛 깃털을 뽑고 새 깃털이 돋아나기까지 고독과 고통의 세월을 견뎌야한다”고 고백했다. 에드몽의 14년 감옥 생활 그리고 몬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부활, 12년 동안 김 준으로 살아왔던 한이수의 삶, 어쩌면 상어 작품은 새로운 변화와 변신을 위해서 과거를 완벽히 청산하고, 새롭게 부활하기 위해서는 ‘자기 반성의 과거사 청산’을 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하이데거가 말한 ‘피투성이로 내던져짐’ 바로 그것이다. 절망 깊숙한 곳에 고독과 고통으로 내던져졌을 때, 비로서 피투성이로서 자신의 자아는 재탄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에드몽이 그러했듯이, 상어에서 한이수가 그러했듯이 진실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처럼 거대한 조직으로부터 압제와 스스로 투쟁해야할 고독을 견뎌야함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