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사퇴설 화살이 정윤모 위원장을 향할 수도...

KT 전남지부 김00씨가 자살해, 이석채 회장 사퇴설을 비롯해 KT에 대한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KT 노조원 자살 이후, KT노동조합(정윤모 위원장)에서는 ‘고요한 정적’ 그 이상이다. 남의 일인 것처럼 아무런 반응이 없어, ‘KT노조는 친KT’라는 비판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채 회장에 대한 사퇴설은 외부 시민단체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반면, KT노동조합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어, KT노동조합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KT노동조합에 확인한 결과, KT노동조합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입장발표가 늦어졌다. 18일에야 우리도 사건을 알게 됐다. 오늘(19일) 오전중으로 입장발표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kt 전남지부 노조원이 자살했으나, kt노동조합은 19일 오전까지 어떤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해당 홈페이지에는 60만원을 나눠주겠다는 공지사항과 식당 만족도 조사에 대한 공지사항만 올라왔다. kt노조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kt 전남지부 노조원이 자살했으나, kt노동조합은 19일 오전까지 어떤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해당 홈페이지에는 60만원을 나눠주겠다는 공지사항과 식당 만족도 조사에 대한 공지사항만 올라왔다. kt노조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KT노동조합, 60만원 주겠다

KT노동조합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17일자로 올라온 공지사항이다. ‘LTE 시장 점유율 2위 달성’에 대한 60만원을 나눠주겠다는 공지사항이다. 19일 현재까지 ‘자살’로 추정되는 KT노조원에 대한 애도 성명도 없이, 19일에는 ‘식당 만족도 설문조사’ 공지사항만 올라와 있어, 홈페이지 관리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추측된다. 왜 그랬을까

KT노동조합은 친KT로 비판이 거셌다. 이석채 사퇴설이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압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T노동조합은 이석채 퇴진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친KT 노조’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고, 지금도 반대세력은 조용해지고 있지는 않다. KT노조원 자살을 분깃점으로 KT노동조합도 그 정체성에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길 기대해본다.

kt 자살 사건과 관련해 kt 노동조합의 입장발표가 없는 가운데, 정윤모 위원장의 도덕적 책임도 없지는 않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석채 사퇴설이 화살이 오히려 정윤모 위원장을 향해 날아갈 수도 있어 보인다.
▲kt 자살 사건과 관련해 kt 노동조합의 입장발표가 없는 가운데, 정윤모 위원장의 도덕적 책임도 없지는 않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석채 사퇴설 화살이 오히려 정윤모 위원장을 향해 날아갈 수도 있어 보인다.

◆사건의 정황과 내막을 정확히 따져봐야

kt 노조원이 자살하면서 남긴 유서, kt 민주동지회 제공.
▲kt 노조원이 자살하면서 남긴 유서, kt 민주동지회 제공.

언론보도는 대부분 ‘사측의 부당한 노동탄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엄격하게 따져보면 사측과 노동조합의 문제가 아니고, 노동조합 내에서 노조원들을 탄압하는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자살로 추정되는 KT노조원이 ‘반대표 행사’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면, 그것은 투표용지 공개와 관련있고, 투표용지 비밀은 노조 집행부가 아니라면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KT노조원 200명으로 구성된 KT 민주동지회가 주축이 된 KT 노동인권센터의 주장에 의하면, “우리가 투표한 용지를 싹 빼고 이미 투표해놓은 찬반 용지를 지부장이 싹 쏟아붓더라”고 증언했다. 즉, KT사측보다 KT노동조합 자체의 문제인 것이다. KT노동조합이 노조원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KT사측의 편에서 노조원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합당한 해명이 없다면, 이석채 사퇴설에 대한 화살이 정윤모 KT노동조합 위원장을 향해 날아갈 수도 있어 보인다.

kt 이석채 회장에 대한 홍보기사는 이상하게 많고, kt 노조원 자살에 대한 기사는 숫자가 너무 적다. kt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다시 부활해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kt 이석채 회장에 대한 홍보기사는 이상하게 많고, kt 노조원 자살에 대한 기사는 숫자가 너무 적다. kt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다시 부활해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KT 홍보기사는 50개, KT자살 보도는 겨우 10개

KT 이석채 회장 및 KT 홍보성 보도자료에 대한 기사들은 50개 이상 네이버에서 검색된다. 반면, KT 자살 보도는 심층취재는 몇몇 매체비평 전문지에만 머물고, 연합뉴스를 바탕으로한 사실보도 역시 10개 꼭지에 머물러 있다. 언론의 기본적인 사명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기능이다. KT에 대한 선심성 홍보기사는 넘쳐나고, KT에 대한 비판기사는 너무 적은 것은 언론의 감시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언론,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조합의 정체성 확보가 필요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