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LGU+, "1.8GHz를 싸게 사려는 꼼수에 불과"

취재수첩 / 농사짓는 기술이 부족한 사람이 꼭 ‘쟁기탓’, ‘호미탓’, ‘남탓’하는 경향이 짙다. 표현명 사장은 ‘통신업계에서 스마트 혁명의 주인공은 KT’라고 자부심을 내비쳤지만, 채 1달이 되지도 않아 KT는 “900MHz는 간섭현상이 발생해서 사용이 어렵다”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때 KT는 ‘900MHz탓’을 했다. 900MHz는 국민의 것인데, KT는 국민탓을 하고 있는 셈이다. KT가 과연 통신업계에서 스마트한 기술력이 있기는 있는가

16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달안동 KT안양지사에서 열린 KT 900MHz 전파간섭 검증에서 KT 무선액세스망품질담당  김영인 상무가 RFID(무선인식전자태그) 및 무선전화기와의 간섭현상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 kt 제공
▲16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달안동 KT안양지사에서 열린 KT 900MHz 전파간섭 검증에서 KT 무선액세스망품질담당 김영인 상무가 RFID(무선인식전자태그) 및 무선전화기와의 간섭현상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 kt 제공

경쟁사들은 KT가 총알(돈)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기자회견을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KT는 보도자료 제목도 ‘KT, “4천 700억 원 투자 물거품 위기”…900MHz 간섭문제 해결책 시급’이라고 붙이고 있다. 이러한 보도자료는 SK텔레콤 혹은 LGU+에서 경쟁사를 공격하기 위해서 뿌리는 보도자료같다. 왜 KT는 스스로를 깍아내고 있을까 정말로 ‘이석채 자르기’가 사실일까

‘이석채 사퇴설’이 8월설로 루머처럼 떠돌고 있다. KT의 움직임을 보면 이석채 회장의 입장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900MHz의 간섭현상을 해결할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서 4000억원이 물거품의 위기에 있다고 하니, 그것은 최고 경영자의 무능함을 대변하는 숫자일 수도 있다. 아무리 벌어도, 4000억원이 눈앞에서 사라질 판인데, 이석채 회장의 위치가 좋을 수만은 없다.

KT 홍보실은 ‘이석채 회장 사퇴설 8월설에 대해서’ “루머가 떠돌고 있을 뿐 전혀 사실 무근이다”고 강한 부정을 나타냈다. ‘KT한테 총알이 부족해서 경매제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할 것이다는 말이 있다’고 묻자, KT 홍보실은 “그 부분은 대외비라서 말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KT가 900MHz는 간섭현상이 발생해서 사용할 수 없다면서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래서 1.8GHz를 싼 가격에 가져갈 수 있도록 대박세일을 해달라고 공공연하게 요청하는 것 같은데, 그러한 주장 자체가 미래부가 실시할 경매제에 간섭현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간섭현상, 그것은 바로 ‘간섭해서’ 괴롭히는 것이다. KT는 더 이상 국가 정책에 간섭해서는 안될 것 같다.

경매제가 그렇게 부당하면 지금 있는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할 것이 아니라, 방송용으로 하던지 미래방송통신융합 시장을 위해서 오랫동안 묶어 두던지... 공짜 심리가 다분한 KT의 요즘 행태는 마치 구멍가게 수준으로 전락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경매(競買)는 경쟁해서 구입하는 것인데, KT한테만 싸게 팔라고 하면 그것은 경매라기 보다는 독매(獨買)에 가까울 것 같다. 차라리 그냥 덤으로 하나 달라고 우기는 게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