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미래부의 병신춤, 국민들이 봐줘야할 때
[김성훈의 기획취재]주파수경매②,그들만의 병신(病身)춤

통신3사+미래부의 병신춤, 국민들이 봐줘야할 때





이동통신3사+미래부의 혼자보기 아까운 춤사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름하여 병신(病身)춤.

병신춤을처음 들어보는 혹자들은 '병신'이라는 단어에 불쾌한 감정을 느끼고는 하는데,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및 위키백과에 의하면, 병신춤이란 조선중엽이후 지배 계층인 양반을 병신으로 풍자해 추는 춤으로서 주로 경상남도 밀양 지방에서 음력 7월 중순 '머슴날'에 추던 춤으로, 이것은 장애에 대한 조롱이 아니라 하급 농민들의 슬픔을 표현한 울분을 토하는 수단이었다고 한다.

코멘터리(commentary,장면이나 행위를 부연설명하는 내레이션)를 달자면, 장애인도 신체가 부자연스러울 뿐 정상인들과 똑같이 웃고,우는 희노애락의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천대하고 업신여기는 현실을 '해학'적으로 풀어낸것이 바로 병신(病身)춤이다. 첫머리에는 지신밟기로시작하여 각각의 가장한 병신들이 차례로 독특한 장기를 부리고 둘이 그리고 셋이 짝을 이루어 서로를 위로하는 춤으로 발전하다가 결국 전체가 흥겹게 하나가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한편, 우스꽝스러운 모습에모두들 박장대소하는 흥겨운 분위기가 시간이 갈수록 장애인에대한 '공감대'로 이어지면서 급기야는눈물을 쏟아내는 관객들도 나오게 된는데,기자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부분. 웃음으로만이 아니라 눈물로도 가슴속 응어리졌던 한을 풀어내는 것이다. 이에 이동통신3사와 미래부의 일련의 행동이 꼭 그와같다는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웃음이 그러나 왜 그런 현상들이 벌어졌는 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눈물이 왈칵한다. 이동통신3사와 미래부를 진심으로 아끼기에.


그렇다면도대체 어떻게춤을 추고 있기에 그런가


미래창조과학부 공고 제 2013- 119호
' 이동통신(IMT)용 주파수 할당'
2013.7.4

미래부장관명의의 공고문이다.
공고문이 나붙자 시작된 SK텔레콤,LG유플러스,KT 간의 신경전이 도드라졌고 접수마감 8월 2일을 기점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연일 언론에서는 주파수 경매 쩐의 전쟁이니 혈전이니 등등의 기사들을쏟아내면서 불쏘시개역할을 하고 있다. 가관인 것은 통신3사간의 입장. 우선 KT는 접수현장에서까지 '주파수경매 보이콧'을 내두르며 경쟁사간의 담합을 경고했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서는 씨알도 안먹히는 주장이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이쯤에서 타계하신 공옥진(1931~2012)여사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양띠해에 태어나 자신의 별자리 상징인 사자처럼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시면서 온갖표정과 몸짓으로 쏟아내던 '병신춤'으로 인간문화재까지 선정되셨더랬다. 그 분의 혼이 담긴 춤에서 사람들은 유쾌한 해학을 느꼈고 심지어는 숭고한 인간애까지 공감하고는 했다. 그리하여 공여사님께서 돌아가실적에 숱한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었다. 다시는 라이브로 생생히 살아숨쉬는 그런 춤사위를 구경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의 그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공여사님께서 환생하신 것이다. 그것도 전국을 무대로 , 더군다나 LTE-A속도의 라이브로말이다. 정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비록 '이동통신3사의 행태'라는 몸을 빌어서 현신(現身)하고 계시지만, 그 넘사벽(대중문화사전풀이: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란 뜻으로 아무리 노력한들 상대방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자조섞인 말)의 춤사위는 예전보다 월등히 나아지신 듯 하다.

다만, 크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관중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
판이 크게 벌어졌는데 박수쳐주고 울어주고 함께 부대끼는 관중들만 안보인다.
SK텔레콤,LG유플러스,KT 그리고 미래부까지 더하면 벌써 네 명의 춤꾼이 모였고 전국의 유명한 내로라하는 바람잡이꾼들은 벌써부터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있다.

작금의 상황을 대표할만한 일례는 아래와 같다.

...... 아래..........................................................................................................................
S사에서 '세계최초 LTE-A 상용화 공식인증'이라는 초식에, L사에서는 '세계최초 100% LTE 전국망'이라면서 맞받아치자 옆에 있던 K사에서는 '세계최초 단독 7일 영업정지'를 들고 나와 '뿜'게 한다. 속칭 '완전 빵~ 터졌다.'
- 더군다나 2013.7.18 한날에 일어난 일이다.
.......................................................................................................................................

정말이지 혼자보기에 너무 아깝다. 그래서 누군가 짚어주지 않으면 안되겠다싶어 새벽 밤 설쳐가며 이 글을 쓰는 이유다.

우선, 미래부의 공고문.

' 미래창조과학부 공고 2013-119'

여기서부터 뿜기 시작했다. '119'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119호인가
미래부에서 '주파수할당 방식'에 관하여 각종 공청회부터시작, 여러가지 안건들을 심사하여 심혈을 기울여 4안을 채택한 것. 119에 신고했으니 나는 모르겠다는 건지, 불이 날 것 같으니까 미리 119에 신고했다는 것인지 어떤식으로 해석을 하든지 그 넘쳐나는 '해학'은 공여사님의 그것이다. 공옥진여사님 현신강림, 만세다! 기별없이 나타나셔서 이렇게 카타르시스를 주시다니.

다음으로, 관보에서 할당대상 주파수, 방법,시기, 절차, 규칙 등 설명의 마지막 페이지를 '444페이지'로 마무리하고있다. 진짜 여기서 안뿜을 수는 없는 노릇. ' 444, 이 숫자는 당최 어디서 튀어나왔나' 삐삐세대들은 알고 있을 법한 해석은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이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SK텔레콤,LG유플러스,KT에 대놓고 '444'를 쓸 수 있는지. 이통3사가 피터지게 싸우라는 묵언의 메시지인 듯한 생각에 한참동안이나 '해학'을 느꼈다. 공여사님 만만세.

그렇지만 굳이 그렇게 해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개개인들의 창조적 '해학'이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께서 독특한 해석의 '해학'이 있으신 분은 이메일을 주시면 데스크회의를 통해 지면에 실어드릴 것은 물론이다. 덧붙여, 이만해도 족한데 445페이지는 '담합 등 부정행위 방지에 관한 서약서' 양식으로 피날레(finale)를 장식하고 있다. 이건 또 뭔가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패싸움하지말라고 아이들한테 문서로 '각서'를 받아 놓는 것이란 해석에 다시금 '해학'이 터지고 말았다.

이처럼 열거한 것들이 시리즈의 에피타이저(appetizer,식사전 식욕을 돋구는 술)정도쯤 된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 앞으로 벌어질 춤사위들이 진심으로 기대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윽고 '국민들이 봐줘야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김성훈 스마트폰전문 기자/ phonenews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