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사진행 상황 지켜보겠다"
"기자들이 카메라 들이대면 앞으로 "고소합니다"하면 되겠네 ㅎㅎㅎ"

MBC가 취재차 방문한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를 고소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의 내용이다.카메라출동으로 유명한 MBC가 향후 카메라출동을 못할 수도 있다는 조소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MBC의 고소이유는 '현주건조물 침입 및 업무방해 혐의'이다.

조 기자는 지난 6월24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발간한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에 대한 보도국장 의견을 듣기 위해 보도국장실을 찾았다. 당시 김장겸 보도국장은 "어디를 들어오느냐" "경비를 부르겠다"라고 말했고, 여직원이 들어와 조 기자의 양팔을 잡고 끌어냈다. 조수경 <미디어오늘> 기자는 언론사 편집국에 들어가 "취재한다"라고 설명했지만 거부당했다.

MBC의 관계자는 당일 보도국장이 편집회의를 준비중이었는데 미디어오늘 기자가 사전 연락도 없이 출입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도국에 방문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디어펜이 "고소에 의해경고의 뜻을 전했으니MBC차원에서 고소를 취하할 의향이 있느냐"라고 물었고 MBC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중이므로 경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고소취하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지난 7일 MBC의 미디어오늘 기자 고소에 대한성명을 발표했던 민언련의 조용수 대외협력부장은 MBC의 고소에 대한 배경을묻는 질문에 "엠비씨란 거대 언론사가상대적으로 작은 언론사인 미디어오늘이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취재하려는 상황을 봉쇄하기위해 법적절차까지 동원한것으로 생각된다"며 "예를들어 조선일보 기자였으면 고소까지 했을까"란 생각이 들게한다고 밝혔다. 본보기를 보여주려는 것이며 거대 언론사의 횡포라는 의견을 언급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의 김철관 회장은 "기자의 활동에 대해 우선 고소를 하고 보자는 MBC 간부의 행태는 경솔한 것이었다"며 "인기협차원에서도 진상을철저히 규명하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언론의 자유가 확대되고 있으며 언론사의 취재와 보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국내추세에 역행하는 MBC의 무리한 고소사건에 대해 당사자인 김장겸 보도국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민언연의 성명 전문이다.

MBC의 반언론적 '언론포기선언', 국민 앞에 사죄하라!

MBC사측이 취재하러 온 기자를 형사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6월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는 MBC노조 민실위가 발행한 보고서에 대한 김장겸 MBC 보도국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보도국장실을 방문했다. 그런데 조 기자가 국장실을 찾아가 신분을 밝히자 김 국장은 "어디를 들어오냐"며 여직원을 시켜 조 기자를 끌어냈다고 한다. 그것도 모자라 조 기자를 '현주소건물침입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과 검찰에 고소까지 했다. 언론사가 취재를 하러 온 기자를 고소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인 것이다. 당시 조 기자가 취재한 MBC 민실위 발행 보고서는 '김 보도국장의 취임 한 달'을 평가하는 보고서로 "민감한 사안은 회피하고, 자극적인 사건사고 뉴스가 많아졌다"는 비판이 담긴 내용이었다. 이에 대한 반박이나 해명을 취재하고자 하는 기자가 불편했다면 취재를 거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취재를 위해 방문한 기자를 무단침입과 업무방해로 형사고발까지 한 것은 언론사가 법을 악용해 스스로 언론자유를 부정하고 훼손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 사건 아니더라도, 최근 MBC의 행태를 보면 '언론사'라는 말을 갖다 붙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시청자들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프로그램을 불방시키는가 하면, 정부ㆍ여당과 국정원의 '대변인' 같은 보도만 양산해 왔다. 또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유능한 언론인들을 현장에서 배제시키는가하면, 노조원들에 대한 보복인사와 감시에 골몰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일말의 수치심도 없이 언론사 스스로 언론자유를 훼손하고 언론인들에게 족쇄가 될 '파렴치한 막장 작태'까지 보이고 있는 것이다. MBC가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해 급기야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버렸다. 공공기관인 자사에 대한 타 언론사의 취재를 무단침입과 업무방해로 고발하는 MBC의 끝 모르는 추락에 국민들은 경악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MBC에 대해 정권에 대한 예속과 유착을 끊어내고,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와 공정보도를 해줄 것을 일편단심 요구해 왔다. 그러나 MBC는 자사의 불공성에 대한 <미디어오늘>의 취재 자체를 고발하는 인면수심의 반언론적 작태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현 MBC 경영진들은 도대체 어디까지 MBC를 추락시킬 셈인가 MBC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 MBC 기자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사전허가 없이 취재대상의 공간에 발을 들일 때 그 취재대상이 기자를 가택침입과 업무방해로 고발한다면 MBC는 뭐라 할 것인가 조 기자에 대한 MBC의 고발은 언론기관이 스스로 언론자유를 부정하고 탄압하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망동이자, 취재대상이 '사전허가'해 주지 않는 한 MBC는 일절 취재하지 않겠다는 반언론적 '언론포기선언'에 다름 아니다. MBC는 조 기자에 대한 고발을 당장 취하하라. 그리고 언론인과 국민 앞에 자신의 어리석음과 파렴치함을 고백하고 사죄하라.

2013년 8월 7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