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전환, 지역 신재생에너지 '빅뱅시대'(下)
<이어서> 아직 화석에너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탓에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 에너지 가운데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 기준 1.7%로, 34개 OECD 회원국 중 34위다.

   
▲ 신쟁생에너지는 지역사회의 반발이나 설비 설치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 이익 공유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제기된다. 사진은 '수상회전식 태양광 발전소'. / 연합뉴스

에너지원별로는 작년 기준으로 폐기물에너지(67%)와 바이오연료(13.3%)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력(9.7%)을 비롯해 태양광(4.9%), 풍력(2.6%), 해양(1.1%), 지열(0.9%), 태양열(0.5%) 등 다른 부문은 아직도 활성화되기 이전 단계라는 지적이다.

이에 산업부는 1%대에 머무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5년 11%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시에 폐기물 에너지의 비중은 점차 줄이는 대신 태양광과 풍력을 확대해 핵심 에너지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정책 기조에 부응해 각 지자체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대로 된 여론수렴이나 전문가 환경평가 없이 사업이 진행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대립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반발이나 설비 설치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 이익 공유화 등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기된다.

제주에선 상명풍력발전 공사로 인해 천혜자원인 곶자왈이 파괴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울산시 북구 강동 앞바다에 7㎿짜리 풍력발전기 28기를 설치하는 해상풍력발전사업은 어민들이 어획량 감소 등을 우려하며 반발해 아직 첫 삽을 뜨지고 못하고 있다.

폐기물을 이용한 열에너지발전소가 들어설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에서는 주민들이 건강위해를 이유로 지금도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경남 의령군 한우산·매봉산 일대에선 풍력발전단지 건설 공사가 시작되자 지역 주민들이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수개월간 농성을 벌였다. 

대책위는 산을 깎아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면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으며, 풍력발전기 프로펠러 가동 시 발생하는 저주파가 주민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사업자인 의령풍력발전과 대책위는 우려 사항을 파악하고, 필요하면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기로 하고 합의해 공사를 재개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신재생발전은 수요가 많은 수도권 내에서 설비 확대에 한계가 있어 지방 사업 추진이 불가피하지만 안전성과 사회적 갈등 발생 등으로 인해 확대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면서도 “신재생에너지 생산 확대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로 협력해 나가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업이 자연의 바람을 수익사업 수단으로 이용하면서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풍력발전의 이익을 지역과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업자가 지역과 이익 공유에 합의한 경우로는 지난 7월 지정 고시된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육상풍력발전지구가 꼽힌다. 사업자는 마을(수망리)과 이익공유화 계획에 합의함으로써 수망리마을회가 이용할 다목적센터를 건립하고, 공부방 운영 교사를 채용을 지원키로 했다.

제주도는 지역사회의 공감을 끌어내고 투자자에게는 각종 민원과 환경적 저항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에너지공사가 풍력 개발지역 선정과 지구지정, 인허가 절차 등에 책임을 지고 사업 추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