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반전세 전환 등 품귀로 강세 지속

[미디어펜=이시경 기자]"매수자가 모처럼 나타났는데 부르는 가격이 터무니없네요"

지난 주말 목동아파트 7단지 전용 89㎡에 사는 강 모 씨(62·여)는 단지 내 S부동산에서 호가 10억원의 집을 지금 매도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았다.

부동산중개사는 "재개발과 재건축이 활기를 띄는 서울 주택시장은 한동안 쉽게 꺾일 상황이 아니다"며 "강남 재건축시장이 여전 강세인 만큼 조급하게 매도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부동산시장이 급격 냉각 중이라는 보도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강모씨는 '매매가를 더 받을 때가 온다'는 중개사의 조언에 '믿고 갑니다'라고 했으나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 목동신시가지 4단지의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해 강남 개포3단지를 웃돌았다/미디어펜DB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초과이득세 3년 유예, 재건축 유주택자 3주택 허용 등 재건축활성화조치에 이어 5월 재건축 연한 10년 단축이라는 호재로 지난한해 매매와 전세의 강세가 이어졌던 양천구 목동 재건축예정단지의 매매시장이 잠잠하다.

▲너무 올랐나?  숨고르기 …매매가 약세 전환

강세 일변도의 매매가가 올 겨울 주춤한 상황이다. 반면 전세시장은 강세다. 임대소득 극대화를 위해 전세를 반전세로 돌리면서 물건이 줄어드는 데다 노후 단지 특성 상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낮아 신학기 학군 수요가 몰린 탓이다.

지난 1985~1988년까지 모두 14개 단지가 입주한 목동아파트에서 2~6단지는 준공 30년을 맞이해 재건축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목동 재건축은 그러나 장기간개포 등 강남재건축이 장기간의 우여곡절을 이제 시작이다. M 부동산중개사는 "목동아파트는 지난해 재건축 호재가 가격에 상당 폭 반영, 당장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고 밝혔다.

매매가의 경우 지난해와 같은 시세 분출은 힘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현지 부동산관계자의 견해다.

   
▲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예정단지의 매매가와 전세가가 지난 한해 최고 18%, 39% 급등했다./미디어펜 DB

지난 12일(금) 오후에 목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들마다 3~4명의 상담 고객으로 다소 붐볐다. 지역 거주자들인 이들은 겨울 들어 매수 발걸음이 뜸하자 매도시점과 매도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S 부동산 관계자는 "향후 목동 재건축 예정단지는 사업성에 의해 가격 등락이 반복될 전망이다"며"지난해 재건축 호재가 매매가에 상당분 반영된 까닭에 연초 약보합으로 전환하는 등 올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들어 목동 1~7단지 내 중개사 가운데 매매계약을 체결한 곳은 손에 꼽는다"며"거래가 소강상태로 전환되면서 매매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판도가 바뀌어졌다"고 전했다.  

▲올 1월 매매거래  "단 6건" 85% 격감

실제 지난달 목동 1~7단지 매매 거래 건수는 단 6건. 지난해 1월 40건에 85% 줄었다.  

거래가의 경우 목동4단지의 전용 67.58㎡의 매매가는 지난 1월 7억1600만원(13층), 같은 주형의 경우 지난해 10월 7억1300만원(9층)으로 별 차이가 없다. 이 주택형은 1년 전에 매매가가 6억 원에서 거래된 바 있다. 이 주택형은 불과 1년에 1억 원 이상 뛴 셈이다.

7단지(고층)은 전용 66㎡의 1월 실거래가가 7억6000만원으로 1년 전(7억1000만원)에 비해 5,000만원 올랐다.

특히 목동 4단지의 지난해 매매가 상승폭(연간 18%)은 강남 핫플레이스인 개포 주공3단지(16%)를 웃돌아 주목을 끌었다.  

목동 4단지 H 부동산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시세 문의가 늘어나고 있으나 매수 의향을 밝히는 않는 관망자들이 대다수"라면서 "지난해 투자세력의 오른 가격에 손바뀜이 활발할 까닭에 급매물도 드물다"고 답했다.  

3단지의 L 부동산 관계자는 "목동 재건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이 오는 2018년에 나올 예정이다"며 "향후 종별 상향을 통해 용적률이 늘어날 경우 매매가가 추가 상승할 요인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양천구 중층 아파트의 용적률은 140%안팎으로 강남구 개포 저층(80%)보다 높으나 서울시 재건축예정단지에서는 저밀도단지군에 속해 사업성이 양호하다. 

▲ 전세, 반전세 전환에 품귀로 가격 치솟아

목동 전세시장은 매매와 달리 강세다. 매매 의향을 밝히는 상당수가 현지 거주자다. 주거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데다 구매력도 뒷받침되는 이들은 고공행진의 전세가에 다른 지역 이사가 아닌 지역 매수세력으로 남아있는 양상이다.  

   
▲ 목동 중층 저밀도 7개 단지의 매매가는 지난해 초 2000만원대를 돌파하는 데 이어 전세가도 올해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매매가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관망세다./미디어펜DB

이들이 매수세로 돌아선 데는 반전세와 월세 등 주거비용의 급등도 한몫했다.

지난해 목동 전세가는 매매가보다 상승폭이 2배 가까웠다. KB국민은행에 의하면 목동신시가지 5단지 소형 전세가는 최근 1년 동안 3억9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으로 4000만원 올랐다. 더 뛴 곳은 2단지로서 3억2500만원에서 4억2500만원으로 1억 원가량 올랐다.

인근의 B 부동산 관계자는 "작년 한 해 동안 목동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이 7000만~8000만원, 많게는 1억원 넘게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했다"며 "아예 전세 대신 구매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늘고 있으나 매물이 많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어 "전세 계약기간이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들이 무조건 월세나 반전세로 바꾸는 등 전환율이 높아 전세 수요자들의 매매 문의가 꾸준하다"고 덧붙였다.

H 부동산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그리 밝진 않은 상황이나 지자체의 의지가 강한데다 입주민들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연내 조합 결성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목동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자문 구실을 할 총괄계획가(MP)로 서울시 공공건축가를 위촉할 예정이다"며 "교통 전문가도 초빙, 인근의 교통 문제도 더불어 해결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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