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계좌 개이 활성화되면 은행 의존도 낮출 수 있어
제2금융권에도 인터넷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서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포가 적은 증권업계가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22일부터 제2금융권에 속한 증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농·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우체국에서 모두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해진다.

금융권에서는 우선 이번 조치로 은행에 계좌 개설 업무 의존도가 높았던 증권업계가 큰 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과 증권사의 전국 지점은 각각 7463개, 1283개로 은행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가며 은행에 계좌 개설 업무를 위탁해왔다.

일반적으로 계좌 개설을 대가로 증권사가 은행에 주는 개설 수수료는 계좌당 1만2000∼1만3000원선이다. 또 이 계좌에서 월 1회 이상 거래가 발생하면 1만원 안팎의 관리 수수료도 매달 나간다.

이런 식으로 각 증권사가 매년 협력 은행에 지불하는 돈은 수십억원에 달한다. 점포가 거의 없는 온라인 기반 회사는 많게는 100억원 이상을 은행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인터넷 계좌 개설이 활성화되면 증권사는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자연스럽게 각 사별로 매년 수십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 전체로는 어림잡아 1천억원 이상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여지가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은 덜해졌지만 과거에는 사실상 갑인 은행을 위해 증권사들이 특별 프로모션 상품을 제공하는 등 거래를 트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며 "앞으로 은행과의 관계에서 아쉬운 소리를 할 일이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 내부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사이에서는 비대면 계좌 개설 허용을 바라보는 시선에 온도차가 감지된다.

점포 수가 적은 중·소형사나 키움증권 등 온라인 기반 증권사는 인터넷 계좌 개설 허용의 직접적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며 고무된 분위기다.

대형 거점 점포 운영 전략을 쓰는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지점이 많은 증권사보다 비대면 계좌 개설 허용의 이익을 크게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산운용사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펀드슈퍼마켓도 영업력 제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펀드슈퍼마켓은 저렴한 수수료로 다양한 펀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펀드 백화점'이지만 서울 여의도 본사 영업점 외에는 판매 점포가 전혀 없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