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유전과 에너지 사업 투자, 저유가로 직격탄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이민주(68)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저유가로 큰 손실을 입을 처지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북미 유전에 투자했다가 저유가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에이티넘파트너스는 2011년 8월 미국의 석유·가스 탐사업체 샌드리지에너지(SandRidge Energy Inc.)가 보유한 미시시피 라임 지역의 셰일가스 광업 개발권(working interest) 지분 13.2%를 5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5310억원) 에 사들였다.

샌드리지와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JV)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지분 일부를 인수해, 광구를 개발하고 수익을 지분율대로 나누기로 한 것이다.

투자금은 JB금융지주 산하 JB자산운용과 함께 사모펀드를 조성해 마련했다.

2011년 9월에 설정된 'JB뉴프론티어사모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유전)' 펀드가 그것이다. 이 회장과 에이티넘파트너스는 1∼3호에,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들은 4호에 각각 투자했다.

현재 설정액은 1∼3호가 3957억원, 4호가 2297억원으로 모두 6254억원에 달한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이 투자를 위해 회사 자금에 이 회장의 사재를 더하고, 금융권으로부터 인수금융까지 받았다.

문제는 이 투자가 유가 하락으로 수익 창출이 막히면서 비롯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가 하락으로 북미 유전 개발이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특히 셰일가스의 경우 수익 원가가 배럴당 70달러는 돼야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국제유가는 최근 30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기름을 뽑아낼 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이지만 활황기에 막대한 부채를 진 샌드리지는 이자 상환을 위한 현금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생산을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2011년 당시 주당 최고 13달러에 육박하던 샌드리지 주가가 곤두박질쳐 급기야 지난달 8일에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을 이유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샌드리지의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 0.06달러에 불과했다.

아울러 샌드리지가 채무 지불 연기를 요청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 현지에서는 상장 폐지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현재 샌드리지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SD'(선택적 디폴트)다. SD는 특정 채무를 상환하지 못했을 때 부여되는 등급으로 사실상 최하등급이다.

한편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당시 투자금을 마련한 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JB뉴프론티어사모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유전)' 펀드 1∼4호의 설정 이후 수익률(17일 기준)은 -9.88%∼-14.30%로 집계됐다. 설정 이후 손실이 10%대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이 회장이 북미 유전과 에너지 사업에 투자한 전체 금액은 샌드리지 건을 포함해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저유가에 따른 손실 규모가 더욱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에이티넘파트너스의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샌드리지의 상장 폐지 이슈까지 제기되는 등 어렵고도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75년 설립한 완구업체 조선무역을 기반으로 종자돈을 모아 외환위기 이후 수도권지역의 케이블 유선방송을 사들여 씨앤앰(C&M)을 설립한 뒤 2008년 MBK파트너스 등에 1조5000억원에 파는 수완을 발휘하며 유명세를 탔다.

그후에도 삼성생명·현대홈쇼핑 상장과 레고켐바이오, 마크로젠, 메디포스트 등에 대한 투자로 큰 이익을 내 주목을 받았지만, 저유가의 직격탄을 피할 수는 없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