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플레이션은 통화량이 줄면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8일 '일본으로부터의 교훈:디플레 경계심 높여야' 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과거 일본의 물가하락 직전시기와 유사한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18개월 동안 한국은행 물가 목표 범위의 하한인 2.5%를 밑돌고 있다.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해 3월 이후 21개월 연속 1%대에 머물고 있다.

강 책임연구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원화절상으로 물가 상승률이 크게 낮아졌던 1999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상승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저물가 현상이 일본의 디플레이션 직전 시기의 모습들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1999년 2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약 7년간 지속적인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다.

보고서는 ▲저물가 만성화 조짐 ▲구조적 내수부진 ▲원화절상 우려 등이 당시 일본의 모습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디플레에 대한 경계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장기간 물가 상승률이 목표범위 하한을 밑돌 경우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정책금리 수준이 낮은 편이며 민간부문의 부채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어려운 측면도 존재한다"면서도 "경기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고 주택가격에 대한 상승 기대가 약해져있는 상황에서 저금리로 인한 인플레이션 유발, 자산가격 거품 형성 등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