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 면접심사 첫날 수도권 74명 대상
[미디어펜=문상진 기자]새누리당 당적으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박진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공천 면접심사장에서 마주쳐 신경전을 벌였다. 

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의 면접심사는 이날 처음 시작됐으며,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전10시부터 종로를 비롯해 서울(8곳), 인천(4곳), 경기(7곳) 지역 공천신청자 74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오 전 시장과 박 전 의원은 아침 일찍부터 당사 면접장 옆에 마련된 대기실에 머물며 약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가벼운 대화였지만 뼈있는 농담이 오고갔다. 

면접을 기다리며 나눈 가벼운 대화였지만, 농담 속에서도 뼈있는 내용을 담는 등 은근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 새누리당 당적으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박진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공천 면접심사장에서 마주쳐 신경전을 벌였다./사진=연합뉴스


박 전 의원보다 조금 늦게 대기실로 들어온 오 전 시장은 나란히 앉아있던 김막걸리·정인봉 종로 예비후보들과 먼저 인사한 뒤 마지막으로 박 전 의원과 웃으면서 악수를 나눴다.

박 전 의원은 빨간색 넥타이를 맨 정장 차임이었으며, 오 전 시장은 차분한 아이보리 색상의 목폴라티를 입은 노타이 패션이었다.  

오 전 시장은 “제가 형님(박 전 의원) 옆에 앉는 것을 기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면서 나란히 앉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주변 후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타 지역 예비후보가 “두분이 사이좋게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을 건네자 두 사람은 비로소 시선을 맞추고 잠시 신경전을 벌였다. 

박 전 의원이 “말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이지만 동생(오 전 시장)이 치고 들어오니 어떡하겠느냐”고 하자 오 전 시장은 빙그레 웃어보였다. 

먼저 면접을 마친 박 전 의원은 당사를 떠나면서 ‘면접을 치러보니 오 전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느껴지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평소에 늘 본선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전 시장도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정책)을 풀어갈 수 있는 열정과 능력이 필요하고 그 점에 있어 서울 시정을 다뤄본 제가 (박 전 의원보다) 우위에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심사위원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공관위의 면접심사는 한 지역구당 15분씩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종로 지역구의 경우 약 30분이 소요됐다. 

면접은 이한구 공관위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과 해당 지역구 공천신청자 전원이 서로 마주 앉아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다대다 면접 방식이었다. 

지난 19대 총선과 달리 이번에는 공천을 신청한 현역의원도 면접심사 대상이어서 주목된다. 공관위는 면접에서 ▲총선 승리 전략 ▲본인의 강점과 약점 ▲야권 후보자 대비 본인의 경쟁력 등을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 용산에서 4선을 노리는 진영 의원은 면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4년 전에는 (현역의원이) 면접을 보지 않아 발언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좀 나아졌다. 현역도 면접을 하면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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