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필리버스터 부활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국회에서 43년만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부활됐다.

23일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해 김광진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필리버스터는 지난 1973년 폐지됐다가 지난 2012년 18대 국회 막판에 국회법을 개정,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 입법될 때 재도입됐다.

국회법 106조 2항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본회의 안건에 대해 재적 의원 3분의 1(98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국회의장에게 요구서를 제출하면 개시된다. 23일 현재 국회 재적 의원은 293명이다.

필리버스터를 끝내려면 토론에 나설 의원이 아무도 없거나, 국회 회기가 종료되거나, 재적의원 5분의 3(17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더민주는 이날 다른 당의 도움 없이 소속 의원 108명의 서명으로 필리버스터를 요구했지만, 157석의 새누리당은 이를 단독으로 중단시키지 못한다는 의미다.

물론 국민의당(17석)과 정의당(5석), 무소속(5석) 의원 가운데 19명 이상이 새누리당에 협조한다면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다.

필리버스터가 일단 시작되면 본회의는 자정을 넘겨 차수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에도 필리버스터 종결 선포전까지 산회하지 않고 회의를 계속한다.

특히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서명으로 토론 종결을 요구할 수 있지만 24시간이 경과돼야 무기명 투표로 의결할 수 있으며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토론은 중단된다. 토론자가 계속 있으면 최소한 24시간은 토론이 보장되는 것이다.

또 필리버스터는 의원 1인당 1회에 한정해 토론할 수 있으며 상대 당 의원들이 빠져나가 본회의 개의 의사정족수(재적 의원의 5분의 1)가 미달하더라도 토론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무제한토론이 시작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거 퇴장했지만 토론을 계속 됐다.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면 해당 안건은 즉시 표결에 부쳐야 한다.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도 끝난다. 이 경우 해당 안건은 다음 회기에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자동으로 표결에 들어간다.

다만, 예산안 및 세입예산 부수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헌법상 의결기한인 12월 2일 24시(3일 0시) 전까지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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