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민간·기업·공공 함께 잘되는 방향이 제주 위한 것"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삼표동양시멘트(이하 동양시멘트)가 지난달 7일 제주지역 시멘트 공급단가를 인상한다고 발표한 지 44일만에 입장을 철회했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접점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던 관계자들 사이에서 잇따른 간담회와 면담 등을 통해 집요한 설득과 조정을 거친 결과다.  

   
▲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3일 오후 도청에서 동양시멘트 최병길 대표와 제주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정종학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이문형 제주지역본부장 등과 만나 시멘트 가격인상 철회 방침을 확인했다./제주도청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3일 오후 도청에서 동양시멘트 최병길 대표와 제주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정종학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이문형 제주지역본부장 등과 만나 시멘트 가격인상 철회 방침을 확인했다.

원 지사는 이 자리에서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가뜩이나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아파트와 주택가격도 추가 상승해 도민 부담이 가중된다"면서 "동양시멘트의 가격인상 철회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잘되고, 기업도 잘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철회 과정에서 힘써준 관계자들 모두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시멘트 추가공급을 위한 설비 증설에 필요한 도 차원의 조치도 약속했다.

정 이사장도 "삼표그룹이 비즈니스측면보다는 제주에 대한 이해로 인해 이같은 결정을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최 대표는 "회사를 인수한 지 얼마되지 않아 제주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면서 "건설소재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제주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가겠다"고 답했다.

앞서 동양시멘트는 이달 1일부터 제주지역에 한해 기존 톤 당 8만2400원이던 공급가격을 9만원으로 7600원(9.2%) 인상키로 해, 레미콘업계가 총파업을 결의하는 등 지역 건설경기에 파장이 일었다. 

당시 원 지사는 "제주지역에 대한 가격차별은 있어선 안될 일"이라면서 행정력을 동원한 시멘트 가격인상 저지 방침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동양시멘트와 레미콘조합의 협상 중재 작업도 병행했다.

원 지사와 도는 지난달 21일과 28일에 이어 이달 2일, 레미콘조합과 동양시멘트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와 면담 등 인상방침 철회에 대한 설득을 이어갔으며 23일 '인상철회'라는 타결을 이끌어냈다.

이날 협상 결과에 따라, 동양시멘트는 당장 가격인상 계획을 되돌리고 향후 가격인상 시기 및 인상요율도 건설업계, 레미콘조합과 충분히 협의를 거친 후 추진하게 된다.

한편, 지역경제 안정을 위한 원희룡도정의 업계 설득작업이 결실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원 지사는 지난해 10월 대한항공이 적자 누적을 이유로 제주-일본 직항노선 운항을 중단하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직접 만나 운항 재개 결정을 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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