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3일  북한이 장성택 국방위원회 전 부위원장의 처형 죄목으로 밝힌 국가전복음모죄에 대해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 참석, "쿠데타 혹은 반역죄에 해당할 수 있는 국가전복음모라는 것이 사실에 근거하는 것인가"라는 민주당 김성곤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또 ▲리설주와 김경희의 행방 ▲장성택 처형 전 우리 당국의 인지여부 ▲우리 당국의 인지경로 ▲장성택의 군사정변 주도 여부 ▲북중관계 영향 등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은 것들이 논리적으로 연결돼 있어 하나하나가 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그러나 장성택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의 신변과 관련, "지 대사는 현재 베이징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몇 시간 전에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심재권 의원이 "몇 시간 전까지 베이징에서 활동했다는 얘기냐"고 묻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제4차 핵실험 강행 가능성에 대해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 통상적으로 내부가 불안하면 외부에 대한 도발을 통해 내부를 단속하려는 움직임이 과거에 보였다"며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추모식에서 향후 권력질서를 가늠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김정일 사후) 지난 2년 동안 김정은 정권 이후 권력질서의 변동이 매우 심했기 때문에 이번에 등장하는 권력질서가 앞으로도 계속될 지는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성택 처형에 대한 북한의 속내와 관련, "여러 가지 가능성들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며 "군사정변과 관련된 그런 얘기들은 오늘 북한이 보도를 통해 발표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얼마나 근거를 갖고 있는지, 실체가 있는 것인지 판단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번 장성택에 대한 처리과정과 (북한이) 그렇게 신속하게 공개한 것은 분명히 이례적이고 의도를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의도가 무엇일지는 시중에 전문가들의 얘기가 나와 있고 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개성공단과 관련한 남북관계는 차질 없이 잘 진전되고 있다"며 "장성택이 북한의 자원수출 문제, 나선과 같은 경제특구와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이 안정된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안정이 안 된다고 나빠지고 이런 식의 여러 가설이 있겠지만 지금은 뭐라고 단언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장성택이 숙청되고 제거됐다 해서 북한 대남정책이 강경일변도로 간다는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오늘 아침에도 신속하게 안보정책 조정회의 열어서 여러 가지를 논의, 검토하고 협의했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차분하게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 사건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성택 기관총 사형설에 대해 "정부 당국 뿐 아니라 관련 전문가들도 말을 아낄 필요가 있다"며 "확실하게 파악되는 사실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억측이 나오면 국민들은 불안해 할 것이다. 말을 좀 아끼는 게 필요할 때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