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팔아 선거운동 논란도…국민 여론 역풍 무서워해야
야당의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국회 발목 잡기가 계속되고 있다. 국회선진화법 도입 후 처음 시행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악용, 또 다시 식물국회로 내몰고 있다.

더구나 국민의 안전 ·국가 안보와 직결된 테러방지법을 놓고 더민주당이 '정치쇼'를 벌이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국회법상 무제한 토론은 '해당 안건에 대해서만' 발언할 수 있다. 하지만 준비 부족으로 본질을 벗어난 발언으로 제지를 당하는가 하면  SNS상으로 받은 내용을 읽는 등 그야말로 억지 시간 때우기로 변질되고 있다.

필리버스터 이틀째 였던 지난 24일 더민주 은수미 의원은 오전 2시30분부터 오후 12시48분까지 총 10시간18분 간 발언을 했다. 필리버스터 첫 발언자로 나섰던 김광진 의원이 갖고 있던 5시간33분 최장 시간 기록을 두 배 가까이 넘겼다.

첫번째 주자였던 김광진 의원은 고 김대중 대통령의 본회의 연설(5시간 19분)의 기록을 깼다. 지금까지의 최장 기록은 1969년 신민당 박한상 의원이 박정희 정부의 3선 개헌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했던 10시간 15분이었다. 이 모든 기록을 은수미 의원이 깼다. 

   
▲ 김성태(왼쪽), 권성동 의원이 '국회 마비 40시간째'라는 현수막 옆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법사위원회은수미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힘들었다. 허리 다리 아프다. 김광진 의원은 입이 탔다고 하는데 온 몸이 아프더라”라고 털어놨다. 은 의원은 테러방지법을 막겠다며 발언에 나섰지만 준비 부족으로 국가대테러활동지침, 국정원법·헌법과 같은 각종 법률과 신문기사로 시간을 때우기도 했다.

특히 은 의원은 "세 모녀 사선에서 산재만 적용됐더라도…" "경제적 불평등이나 복지축소를 의미하는 노동개악을 긴급하게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대통령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등 본질을 벗어나 새누리당으로 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테러방지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야당 필리버스터를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 "정말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들"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사회가 불안하고 어디에서 테러가 터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제가 발전할 수 있겠느냐"며 "이게 따로따로의 일이 아니라 다 경제 살리기와 연결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가지(테러 관련) 신호가 지금 우리나라에 오고 있는데 그것을 가로 막아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냐. 많은 국민이 희생하고 나서 통과를 시키겠다는 얘기인지…"라며 답답해 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발언 도중 한숨과 함께 책상을 10여차례 소리가 나도록 내려치기도 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도 24일 "국미느이 안전과 생명이 달린 문제를 더민주가 선거의 도구로 활용하는 기막힌 상황"이라며 "국가도, 국민도, 안보도 없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정치쇼"라고 바찬했다. 

더민주 내부에서도 무작정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입장에 이견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문희상 의원은 지난 23일 의원총회에서 "대테러 업무를 국정원이 아니라 소방본부에서 이름만 바꾼 국민안전처에 맡긴다는 당론은 최악"이라며 "근본 문제는 국정원에 대한 불신인데 (우리가) 당한 것은 말로 할 수 없지만 국익을 위해 가능한 한 타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필리버스터는 김광진(더민주)·문병호(국민의당)·은수미(더민주) 의원에 이어 박원석(정의당)·유승희(더민주)·최민희(더민주)·강기정(더민주)·김경협(더민주) 순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문재인 전 대표까지 나서 필리버스터 의원들을 격려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네티즌은 “국회의원으로서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해주셨으면 한다”는 의견을 남겼고 또 다른 이는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10시간을 하는 의원이나 그를 응원하는 의원이나 똑 같다. 의원직에서 내려와달라”는 의견을 남겼다.

준비 안된 필리버스터로 국회가 3일째 마비상태에 빠졌다. '합법'이란 이름으로 이들이 벌이고 있는 '정치쇼'에 테러방지법은 물론 북한 인권법, 선거구 획정안 등 주요 국정 현안도 줄줄이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발언도 문제다. 국정원에 대해 '괴물 국정원' '국민에게 개목걸이 채우기' 등 국정원 기능을 비하하고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 한반도 안보 상황은 심각하다. 북핵과 장거리 미사일 등에 대한 대북 제재가 논의되는 시점에서 야당의 주장은 자칫 안보 상황을 왜곡시킬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필리버스터를 체택하지 않는 것을 하나의 불문율로 여기고 있다며 현 상황을 개탄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