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우리투자증권 내일 본입찰 마감, 국민지주냐 농협지주냐

우리금융지주(회장 이순우)의 알짜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의 새주인을 가릴 본입찰이 16일 마감된다.
우리금융지주는 15일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증권 계열사에 대한 본입찰을 16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본입찰에는 임영록 회장의 KB금융지주와 임종용 회장의 NH농협금융지주가 치열한 2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여기에 사모펀드(PEF)인 파인스트리트도 다크호스로 부상중이다.
우리투자증권 계열사 매각은 처음부터 '임의 전쟁'로 주목받아 왔다. 임영록회장과 임종용회장은 정통 재무관료 출신으로 금융정책국에서 함께 일한 선후배들이다. 옛 재무부 선후배간의 인수경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두 임회장은 취임초부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중점 추진과제로 강조했다.이는 계열 증권사의 경쟁력이 한참 떨어지기 때문이다. 증권부문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KB투자증권이나 NH농협증권은 현재 증권업계 10위권 밖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업계 2위의 메이저라는 점에서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KB금융지주나 농협금융지주는 일약 증권부문 최상위권으로 발돋움하는 호기를 맞게 된다.

임영록 회장은 “비은행부문 강화와 수익성 제고 등의 관점에서 인수를 추진하겠다”며 “바람직한 결과가 도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상당히 오랫동안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준비해 왔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가 인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후배인 임종룡 회장도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한계도 갖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순수 민간금융지주사라는 점에서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아무런 법률적 도덕적 하자가 없다.
반면 농협의 경우 그동안 수백조원의 정부재정이 투입된 특수금융회사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농업발전과 농민들의 금융지원을 위해 농협에 공적자금을 지원해왔다. 더구나 농협은 그동안 금융감독원의 감독도 받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아왔다. 이같은 특수은행이 수조원의 돈을 투자해 민간증권사를 인수하는 게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 점은 앞으로 본입찰 후의 입찰자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도 높은 가격을 써내는 등 강한 인수의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여전한 것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부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외환위기 당시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경쟁력강화는 뒷전이고, 최고 배당 등을 통해 돈을 빼내가고, 수조원대의 차익을 남기고 철수한 나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새주인이 유력시되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1월 중순에 이뤄질 전망이다.